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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우울증도 사랑할 수 있어 1

게임에서 사랑으로

by 꽃빛달빛 Feb 17. 2025

내가 한참 조울증 진단을 받고 힘들어할 때 어떻게든 기분을 풀고 싶어, 그 당시 유행하던 '오버워치'라는 게임을 많이 했었다.


같이하는 아는 오빠가 있었고, 나는 그 오빠와 오빠의 지인과 함께 늦은 시간까지 게임을 하곤 했었다.


그게 시작이었다. 한두 번 할 줄 알았던 게임은 거의 1년을 넘게 매일 밤을 같이 하게 되었다.


물론, 그때까진 남자로 보지도 않았고 오히려 덤덤했다.

 

덤덤한 게 가능했던 이유는... 이 오빠는 부모님 지인의 아들이었기에 기억도 안나는 어릴 때부터 알던 사이였다.


따로 약속을 잡고 만나거나 한 적은 없지만, 가족끼리 여행을 자주 다녀 서로의 어릴 때 모습을 계속 보며 성장해 왔다.


그래서 아무 생각이 없었다.


겨울왕국 2가 나왔던 때였을 것이다.


처음으로 둘이 얼굴을 마주 보고 만났다.

내가 알던 작고 귀여운 오빠는 키가 훤칠히 커진 채 어른스러워져 있었고, 나는 나도 모르게 얼굴을 붉혔다.


영화를 보고 아쿠아리움을 가고 헤어지는 단순한 일정일 뿐이었지만, 우리의 대화는 점점 길어졌다.


 게임할 때만 이뤄지던 대화는 점점 개인 사담으로도 번져갔다.


어느 순간  서로에게 작은 하트가 보이기 시작했고, 이게 사귀는 거야 마는 거야 싶을 정도로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성격 급한 나는, 맘을 단단히 먹고 큰 호수가 있는 공원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잡았다.


'먼저 고백하지 않으면 내가 고백할 테다!'라는 심산으로 약속을 잡은 것이었다.


그렇게 약속 날짜가 점점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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