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안되게 내게 남은 것
과소비를 해댔던 과거에서, 그나마 나에게 가장 잘했던 소비를 말해보라고 한다면 고민하지 않고'보컬 트레이닝'이라고 말할 것이다.
보컬 트레이닝을 받게 된 이유는 이러했다.
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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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부터 목소리가 너무 높고 얇다며 놀림받았던 기억이 컸던지라, 남들 앞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두려웠다.
목소리 내기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어떻게 자기주장을 하고, 본인을 보호하겠는가?
그래서 어떻게든 목소리를 내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개인 1대 1 보컬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당연히, 첫 수업날은 '아~'라고 발성연습을 해야 하는데 너무 긴장하고 두려웠던 나머지 제대로 소리도 내지 못했던 것이 기억난다.
노래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복압으로 목소리를 받쳐주는 것이라고 배웠는데.
그때의 나는 복압은커녕, 목소리에 힘이 하나도 없고 소리 자체가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누가 봐도 겁에 질린 사람이었다.
하지만 1년, 2년 시간이 지나고 보컬을 3년 정도 배우자 꽤나 목소리를 확실하게 낼 수 있게 되었고, 불안하게 내지 못했던 고음과 저음도 가능하게 되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트라우마로 인해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지 못하던 것도 많이 완화되었다.
하지만 지금도 난 내 목소리가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못한다. 어릴 때 들었던 '너의 목소리는 돌고래 같아. 귀 아파. 듣기 싫어.' 같은 말들이 계속해서 내 마음을 찔러대곤 한다.
그래도 뭐 어쩌겠는가. 난 이렇게 태어났고, 이런 목소리를 가졌는 것을.
아직 나를 사랑하긴 힘들지만, 3년 여를 배운 보컬 트레이닝 덕분에 목소리는 어느 정도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최고의 소비가 있으면, 최악의 소비도 있는 법.
최악의 소비를 다시금 떠올리면, 아직도 왜 그랬을까 싶어 지며 어질어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