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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고래 Oct 16. 2021

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내가 제일 행복한 시간으로 돌아가겠지

 아이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나서 번외 편으로 하나 적어본다. 누구나 인생의 황금기가 있다. 흔히 말하는 리즈 시절. 물론 외모를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긴 하지만 황금기랑 외모의 리즈가 맞물리는 경우가 많더라. 내 황금기는 언제였을까 생각하는 요즘, 사십춘기를 겪느라 이런저런 심경의 변화가 오곤 하는데 그 와중에 육아일지 쓰다 보니 더 말랑말랑한 감성들이 찾아오곤 한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던 쪼꼬맹이 시절. 너무도 그리운 내 아가들이 있던 그 시절, 나는 정말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불렀나 보다. 아가들 돌 때 몸무게가 46 Kgf 밖에 나가질 않았으니 말이다. 육아 스트레스보다는 바빴다. 돌아서면 할 일이 있었고 자면서도 할 일이 있었다. 혼자서 셋을 키우느라 나도 참 버거웠다. 무슨 자존심이었는지 객기 었는지 도와달라는 소리가 목구멍에서 나오질 않았다. 

 

 내가 낳기로 했으니 죽어도 내가 혼자 책임질 거라는 객기가 맞았다. 그렇게 살다 보니 어느 날 어린이집에 가고, 학교에 갔다. 10년이 1년 같은데 아가들은 어린이가 되어 있었고 곧 청소년이 될 거다. 브런치 글을 쓰면서 예전 사진을 뒤적였다. 마음이 몽글몽글한 사진이 너무 많았다. 다시 못 볼 우리 아가들의 이쁘고 사랑스러운 모습들이 한가득이었다. 정신없는 와중에도 사진은 어찌나 찍어댔던지 사진이 차고 넘쳤다. 


  빨리 컸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너무 빨리 커서 아쉬운 양가감정이다. 아직도 품에 안고 재우던 날이 어제 같고, 어린이집 보낼 날이 내일 같은 마음이지만 아가들은 컸고 나는 너무도 아쉽다. 하나씩 셋을 키웠으면 덜 아쉬웠을지도 모르지만 셋을 한 번에 키우다 보니 이쁠 때 많이 이뻐해주지 못한 것 같고, 귀여울 때 마음껏 깨물어 주지 못한 것 같다. 


 앞으로의 날들에서 오늘이 가장 어린 날이기에 나는 오늘이라도 맘껏 이뻐해 주련다. 귀여운 막둥이 코도 한 번 깨물어보고 아들한테 윙크도 날려본다.  첫 째 딸내미 하고는 꼭 안아본다. 

 언젠가 망각의 강을 건너서 다른 기억은 다 잊어도 오늘의 너희는 잊지 않으리라 다짐해본다. 다시 태어나도 너희들의 엄마이고 싶다고 원해본다. 언제나 나에게 더 넘치게 사랑 주는 내 아이들이 있기에 나는 오늘이 가장 행복하다. 사랑한다 아라, 마루, 누리야...! 

얼굴이 이렇게 이쁜데 미스코리아는 물 건너 간 첫째 아라
꽃돌이 아들, 마루
함박웃음이 너무도 귀여운 막둥이, 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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