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안나 83
오늘 안 좋은 소식을 하나 들었다. 친구의 친구 아버지께서 사고로 돌아가셨다고 한다. 우리 나이에 부모님을 잃게 된다는 건 정말 상상도 안 가는 끔찍한 일이다. 직접 만나본 적도 없는 친구의 친구지만 같은 나이의 친구로서 정말 가슴이 아픈 일이다. 그래서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이 있나 보다. 나도 내년에 한국에 돌아가면 더 늦기 전에 부모님께 잘해야지 생각했다. 물론 지금 여기서 잘 살고 돌아가는 것도 부모님께 효도하는 길이겠지.
점심을 먹기 전 불어 공부를 하고 있는데 라싸나에게 문자가 왔다. 오늘도 앙발리드에 가냐고 묻기에 오늘은 안 가고, 저녁엔 친구를 만난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간다고 했다. 그리고 내일 대화를 하잔다. 라싸나가 정말 나에게 이상한 마음이 있는 건 아니겠지. 그의 얼굴이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저씨 같았던 건 분명하다.
아무튼 점심으로 깐풍기를 먹고 할아버지와 함께 오랜만에 유로 마트에 갔다. 장을 보고 돌아와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저녁 외출을 위해 오후에는 나가지 않기로 했다. 다행히 오늘 저녁엔 할아버지께서 뚜왈렛을 대신해주기로 하셨다. 곧 저녁밥을 먹고 나갈 예정이다. 서른 살 김지혜 언니는 무슨 사연으로 프랑스에 오게 된 건지. 어떤 사람인지. 정말 궁금하다. 좋은 만남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