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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오 Oct 24. 2021

2월 이야기

정월 대보름


종교는 없지만 민간 신앙은 열심히 믿는 편이다.


첫눈이 오는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봉숭아 꽃물에 담긴 이야기나 

새해 아침에  첫해를 보며  해의 건강과 안녕을 바라는 소망,

그리고 보름달을 보며 비는 작은 소원 같은  이다.


2월에는 정월 대보름이 다.

빨간 날이 아니어서 현대인들은 잊고 지나치기 쉬운 날이라고 

하지만 옛날 옛적엔 설날부터 정월 대보름까지는  축제일이었다고 나무 위키가 말한다. 


정월 대보름 아침이면 엄마는 땅콩 호두 같은 부럼을 준비하여 깨물게 하고 

우리는 서로  더위 사라라며 시시콜콜한 농담을 한다.

그리고 밤이 되면 시린 겨울 하늘에  보름달을 보며 

  해도 건강하고, 적게 일하고 많이 벌게 해달라고 빈다.


달님이 소원을  들어주는지 모르겠어서 

 명절이 아니더라도 보름달이 뜨는 날이면  소원을 빌어 친구는 

달에게 소원을 이렇게 자주 비는 사람은 너밖에 없을 거야”라고 하지만 

아무렴, 자주 얘기하면 까먹다가도 생각나지 않을까?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으니 우선 빌어나 본다.


코로나로 화실 문을 닫고 있던 정월 대보름날,

친구와 함께 부럼과 약밥을 싸들고 뒷산 정자에 올라 달에게 소원을 빌었다.

소원은 비밀이지만 새해의 바람들을 달에게 많이 이야기했던  같다.

간절히 빌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내 마음이 평안하니

어느 정도 이야기를 들어준 거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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