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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ndmer Jan 13. 2022

운임지수로 알아보는 경제 전망


[ 글을 시작하기 전에 ]


현재 글로벌 경제는 서로 간의 다양한 물품을 주고받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물품은 해상으로 운반이 되고 있다.


원자재부터 곡물,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물건이 해상으로 운반되고 있다.


물론 항공으로도 운송이 되고 있지만 항공은 해상에 비해서 물류의 이동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항공으로 이동하면 빠른 시간에 배송을 주고받을 수는 있지만 운임료가 높아 수익적인 측면에서 부정적이기 때문에 해상으로 이동이 더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제품 가격이 매우 높거나 부피가 크지 않아 비용 감수를 할 수 있는 경우에는 항공으로의 배송을 이루어지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물건은 해운으로 이동한다고 생각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해운 운임의 변동은 물건의 가격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해운 운임의 상승은 소비자 물가의 변동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운임은 어떻게 알아보는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한 번 들여다보도록 하자.


Ⅰ. 해운지수의 종류


먼저 해상 운임지수라는 것에 대해서 알아보자.


해상 운임지수는 어느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그 변화에 따라 비율로 나타낸 수치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영국의 발틱 해운 거래소(Baltic Exchange)에서 발표하는 지수이다.


이 지수는 현재 해상을 통해서 물건을 운반하는데 들어가는 가격이 어느 정도냐를 나타내는 지표로서 발틱운임지수(Baltic Dry Index, BDI)라고 불린다.


운임지수라는 것을 좀 더 쉽게 말하면 해상으로 물건을 옮겨주는 대가로 받는 해상 운임료이다.


발틱운임지수는 다른 말로 발틱 해운지수, 발틱 건화물 지수 등으로도 불리지만 모두 동일한 말이라고 이해해 두면 된다.


그런데 이 해상 운임지수가 중요한 이유는 배를 이용한 무역을 하는 사업가들이나 상인, 선주들에게 공평한 지표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원자재의 이동이 증가하고 감소하는 가에 따라서 미래의 수요와 공급의 차이 또한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경기의 변동을 측정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수로서 활용되기도 한다.


또 다른 지수로는 컨테이너 용선지수인 HRCI (Howe Robinson Container Index)가 있다.


HRCI (Howe Robinson Container Index) 용선 지수는 영국의 해운 컨설팅 및 중개인 업체인 Howe Robinson C. I 사가 발표하는 컨테이너 용선료 지수이다.


선박이 적재하는 용량에 따라서 지수를 발표하는데 이 지수에는 대형 선박들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현재는 공신력을 많이 받지 못하고 있는 지수이다.


그리고 최근 주요한 지표로 사용되고 있는 운임지수로 중국발 컨테이너 운임지수인 CCFI (China Containerized Freight index)가 있다.


CCFI (China Containerized Freigth index)는 중국발 컨테이너 운임지수로 중국 교통부가 주관하고 상하이 해운 거래소가 집계하는 지수이다.


1998년 1월 1일 1천 포인트를 기준으로 현재 시점의 운임이 얼마 정도인지를 말하는 것이다.


CCFI 지수는 전 세계 15여 개 해운회사들의 중국발 구주노선, 미주노선, 한국, 홍콩, 남미, 아프리카 노선 등 각각의 노선들의 운임 정보를 지수 화해서 일주일마다 발표를 하고 있다.


중국의 수출 수입 물동량이 전 세계 1위로 전 세계 컨테이너 해운시황과 중국 해운 시황을 객관적으로 나타낸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항구 순위를 나타낸 것을 참고로 보면 알 수 있는데 전 세계 10위 권에 있는 항구 중에서 부산, 홍콩, 아랍에미레이트의 제벨 알리를 제외하면 7개가 모두 중국의 항구이다.


홍콩도 중국에 포함시킨다면 부산의 제벨 알리를 제외하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 사용하는 운임지수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중국발 컨테이너 운임지수인 CCFI이며 금번은 CCFI를 기준으로 운임의 변화를 알아보도록 하자.


 Ⅱ. 운임지수의 변화


운임지수는 한국 관세 물류 협회 혹은 상하이 선적 교환원 사이트에 들어가서 확인하면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


한국 관세 물류 협회 : https://www.kcla.kr/web/inc/html/4-1_2.asp

Shanghai Shipping Exchange : https://en.sse.net.cn/indices/ccfinew.jsp


그러면 2021년의 운임 지수를 확인해 보도록 하자.

< CCFI 운임지수 2021년 년간 >

2021년 초에만 해도 선적 운임 지수가 1500을 조금 상회하고 있었다.


이 말은 지수를 처음 만들었던 1988년 1월 1일에 1000 포인트였던 것에 비해서 50% 정도 상승한 것으로 그리 높은 수치는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6월을 지나면서 급등하기 시작했고 1년간 지속 상승해서 현재는 3,500포인트에 머물고 있다.


지수로 이야기하니 조금 감이 와닿지 않을 수 있다.

< SCFI 지수 >

그러면 컨테이너당 평균 운임 비용이 얼마 정도 드는 것인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자.


CCIF 외에도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IF)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컨테이너 당 운임 비용을 말한다.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도 인덱스 지수와 큰 차이가 없다.


2018년 컨테이너당 888달러였던 것이 200년 말에는 1,124달러 정도였다.


이 정도면 약간의 상승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그런데 21년 1월부터 급격하게 상승하더니 12월에는 4,452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럼 2022년 1월 현재는 어떻게 되고 있을까?

현재는 더욱더 상승해서 사상 최초로 5,000달러를 돌파하고 있다.


나아가 1분기까지도 고공행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어째서 고공행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을까는 굉장히 쉽다.


해상 운임은 배로 이동을 하고 컨테이너 단위로 움직이고 항구에 들어오고 나가는 배의 일정은 모두 최소 월 단위로 조정이 된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하루 배송 같은 시스템이 아니다.


여기에 배의 효율적인 이동을 고려해 들어오는 배와 나가는 배의 이동은 최소 3개월 단위로 움직이게 된다.

이 때문에 현재의 물동량은 1분기까지의 스케줄이 모두 완료된 상태라고 봐야 한다.


1월 현재는 3월까지의 해운사와 이동할 컨테이너의 수량이 정해져 있고 이를 기반으로 항구는 배의 수요와 컨테이너의 수급을 출항 전까지 마쳐야 한다.


이 때문에 현재의 운임지수는 1분기까지는 현재의 가격에서 큰 변동이 없지 않을까라고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Ⅲ. 운임 지수가 올라가게 된 이유


2021년 동안 운임지수의 상승의 첫 번째 이유는 코로나와 연관이 있다.


2019년 급속하게 얼어붙었던 물동량이 2020년 상반기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회복이 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코로나로 중단되었던 중국 내 생산과 물류가 서서히 재가동되었으나 중국 외에서 들어와야 할 원자재가 들어오지 않아 제품 생산을 위한 추가적인 원자재 수요가 급증했다.


이로 인해서 중국은 원자재를 공급받기 위해서 물류를 늘리고자 했고 미국은 수요가 증가하면서 물류를 늘리고자 하면서 글로벌 물류 수요가 기대 이상으로 증가하게 되었다.


단기적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물류 공급이 지연되었고 지연된 물류 확보에 안전 재고 확보 목적의 수요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이 것이 첫 번째로 코로나 이후로 증가된 수요가 기존에 중단되었던 물류의 일시적 공백기와 겹치면서 말 그대로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 이유였다.


두 번째 이유는 해운사들이 배를 충분히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조금 더 오랜 역사를 들여다봐야 하는데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대 초반 중국의 WTO 가입 (2001년)등으로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선사들의 선박 발주가 증가했다.  


그런데 2008년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 무역량의 감소로 공급과잉이 발생했고 해운시장은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 무역협회 보고서 참조 : 2000년 이후 신규 선박 발주 물량 >

이후 선사들의 치킨게임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컨테이너 운송 시장은 장기 침제기를 맞았고 2017년 글로벌 7위 해운사인 한진해운이 파산하기도 했다.


글로벌 선사들은 치킨게임을 중단하고 협력관계를 맺고 생존을 위해 선박량을 조절했고 그 결과 현재의 수요를 감당할 만큼의 선박은 부족한 상태이다.

< 2021년 10월 선박 발주 관련 기사 >

이 때문에 2021년부터 부랴부랴 선박 발주량을 늘리고 있지만 배가 건조되는 시간을 고려해본다면 올해 안에 기적적인 물동량 증가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이것이 두 번째로 타이트한 선박 관리로 인해 단기적으로 늘어난 물동량을 대응할 만한 해운업계의 공급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물류 현장의 생산성이 저하된 것이다.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항구가 폐쇄되기도 하고 나아가 국경까지 폐쇄되기도 하면서 항구에서 일하던 숙련된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일시적으로 이탈하게 되었다.

< 시사 저널 글로벌 물류 대란 관련 기사 >

그런데 백신의 보급과 함께 근로자들의 복귀해야 하는데 코로나 사태가 완벽하게 진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과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떠나게 되면서 근로자들이 부족해지게 되었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 서해안의 컨테이너 항만인 롱비치 앞바다에는 컨테이너 선이 수십 척이 줄지어 대기하는 모습이 몇 달째 이어지기도 했다.

< 미국 롱비치에 대기 중인 선박들의 모습 >

이런 현상이 발생되게 된 이유는 기존에는 배에 입항한 선박이 하역을 하고 새로운 컨테이너를 싣고 떠나는 데에 1일 정도면 충분했었다.

 

그런데 2021년 하반기부터는 선박이 하역을 하고 떠나는데 5일이 걸리게 되었는데 지속해서 들어오는 선박들은 늘어났고 항만에서 정체하는 현상이 가중되면서 최대 18일까지도 지연되게 되었다고 한다.


안 그래도 부족한 배가 하릴없이 떠있기만 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배가 없는 현상이 가중되면서 물류대란이 증폭된 것이다.


여기에 물류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컨테이너를 내린 뒤에 다시 빈 컨테이너를 실어야 하는데 물건을 내리는 하역작업에도 인력이 부족해 빈 컨테이너를 수거도 하지 못한 채 배는 정시 출항해서 돌아가야 했다.


이런 물류 현장의 비효율이 해상 운임이 올라가게 된 세 번째 이유가 되고 있다.


 [ 글을 마치며 ]


해상 운임은 어떻게 봐야 하고 어떤 이유로 상승했는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운임이 올라가게 되면 어떤 일이 생길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마무리해보고자 한다.

< 국수 가격 상승 관련 기사 >

한 가지 예로 국수 가격이 20% 오른 것을 들어보겠다.


국수 가격이 수입 곡물 가격의 상승 때문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곡물 가격의 상승만 포함된 것이 아니다.


국수를 파는 영희와 국숫집에 밀을 파는 철수를 예로 들어 설명해보겠다.


국수를 만들기 위해 영희는 철수에게서 밀을 사 왔다. 밀 가격이 100원이었는데 110원이 되었다.


그리고 밀 가격 110원에는 운송 비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운송비용은 기존에는 10원이었는데 10원이 증가해서 20원이 되었다고 해보자.


그러면 국숫집에 밀을 가져다주는 철수는 늘어난 운송비용 10원을 붙여서 100원에서 110원에 영희에게 밀을 팔았기 때문에 실제로 수입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영희는 자신이 사 오는 밀 가격이 10원 올랐기 때문에 가격을 10원 올리기로 결정한다.


결국 국수를 사 먹는 사람들은 기존보다 10원을 더 내겠지만 실제로 영희나 철수는 수익이 늘어난 부분은 없다.


그리고 소비자 역시 돈을 더 냈지만 기존과 동일한 국수를 사 먹을 뿐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편의상으로 설명한 것이지만 실제 우리가 소비하는 것들의 가격에는 보이지 않는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를 고려해볼 때에 운임 지수라는 것이 가계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참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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