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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엔 Feb 11. 2020

19회 가족의 의미

11년 차 유학생의 중국 적응기


19회 -가족의 의미-

     

  가족을 사전에 쳐보면 ‘혈연·인연·입양으로 연결된 일정 범위의 사람들(친족원)로 구성된 집단’이라고 나온다. 가족이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장 편한 존재이기도 하면서 가장 가까운 존재로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있다.      


  나는 어렸던 시절 운동을 업으로 삼으시는 아버지 때문에 한 가족이 함께 있기 힘들었다. 항상 시합과 합숙에 바쁜 아버지는 집에 오시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어릴 때와 유년기를 엄마와 동생과 함께 많은시간을  지내다가 나는 중국으로 유학을 오게 되었고 대학교까지 마치게 되니 가족을 떠나 산지 10년이 되었다.     


  대학에 가면 술을 먹는다. 술을 먹으면 기분이 알딸딸해지고 평소와는 다른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나 역시 그렇다. 어떤 사람들은 말이 많아지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잠을 자기도 하고 어떤 시람을 비밀를 털어놓는다. 나 같은 경우에는 술을 먹으면 항상 느끼는 감정이 바로 가족이 낯설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 집이 화목하지 않은게 절대 아니다. 우리 집은 상당히 화목하다고 나는 자부한다. 부모님은 사이가 너무 좋으시다. 나와 동생도 속 썩여 본 적 없다. 하지만 나는 술만 먹으면 나 혼자 살아가는 것 같다.  평소와는 다른 감정이 든다. 가족이 낯설다.   

       

  내가 너무 혼자 떨어져 나와서 살아서 그런 걸까? 언제부턴가 나 혼자 스스로 해결해야 했던 중국에서의 삶이 길어진 탓일까?  속에 담겨두었던 마음이 술을 먹으면 나오는 거 같다. 터벅터벅 술 취해 집으로 돌아갈 때 쯤이몀 머릿속을 스치는 가족 생각... 그리고 낮설음     


  10년의 유학이 끝나고 한국에 왔을 때, 난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다. 항상 한국에서 사는 걸 꿈꿨는데 막상 한국에 오고 나니 한국에서 살아가기 불편했다. 일단 아는 사람도 많이 없었고 남 눈치를 많이 보는 한국의 사회가 바쁘게 느껴졌다. 물론 내가 학생이라는 소속감이 없어져서 더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건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었다. 그동안 나 혼자 사는데 습관이 되고 개인적인 마인드로 집에서 휴식하며 지내왔는데 가족이랑 지내니 뭔가 답답하고 먹먹했다.      


  내가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집에 들어오면 불 꺼진 집안에 더욱 안정감을 느끼고 편하다. 하지만 가족이랑 살아가니 내가 집에 들어오면 나를 반기는 가족들이 있어서 그것이 뭔가 불편하게 느껴졌다. 누군가가 나를 기다린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지만 내 마음 자체에서 무엇가 알수없는 불편함을 느꼈다.        


  내가 한국에 들어오고 나서 다시 중국에 가기까지 5년 정도를 한국에서 보냈는데 가족이랑 사는 3년 동안은 한국에 정을 못 둔 거 같다. 그리고 나 홀로 서울에서 산 2년 동안만 한국에서 정을 붙인 거 같다.  

 

  참 신기하다. 누가봐면 내가 가족이랑 사이가 나쁜 줄 알겠다. 아니다 절대... 난. 가족이 힘이 되지만 편하지는 않다. 뭔가 혼자 지내는 게 편하고 좋다.          


난 언제쯤 가족이랑 지내는 것이 편해질 수 있을까?

유학 보내 놓고 밥 먹여 놓으니 이런소리나  하는 나는 불효자인 것 일까?


  모르겠다. 난 나중에 분명 효도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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