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 가고 있다. 3월부터 일을 다시 시작했다. 나름 규칙적인 일상이 50여 일째 반복됐다. 돌이켜보면 이번 년에는 나름 새로운 변화가 많았다. 첫째, 1월부터 자주 골골대는 이래로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 둘째, 열 시 반쯤에 눕는다. 그래서 그런 걸까? 제법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 6시 30분에 일어나도 눈이 곧잘 떠진다.
일어나자마자 창문을 열었다. 시원한 바람이 들어왔고 일출이 빨라진 탓에 주변이 꽤 밝다. 새들이 짹짹거렸다. '짹짹'이라는 어감과는 다르게 새소리가 꽤 듣기 좋았다. 지금은(22:08) 사위가 쥐 죽은 듯 고요한데, 아침의 그 명랑함을 떠올려보니 대조가 크다.
할 일을 마치고 불을 후딱 끈 후, 베개에 머리를 댄다. 눈이 암순응 되기 전까지, 눈을 감으나 뜨나 시야는 어둡다. 어제는 SF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보고 온 탓인지, 머리를 베개에 대는 동작이 문득 우주비행기 조정석에 머리를 대는 모습과 겹쳐 보였다. 나는 꿈으로 항해할 준비를 마쳤다. 그대로 잠이 들면 좋았겠지만, 저녁을 늦게 먹은 탓인지 속이 부대꼈다. 2시간을 뒤척이다 잠이 들었다.
어제의 꿈은 기억나지 않는다. 자주 그렇다. 그러나 자는 것이 좋은 이유는 내가 (인식하지 못한 채) 꿈속을 방랑하는 동안, 세상은 스스로 잘 돌아가기 때문이다. 지구의 밤하늘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알아서 돈다. 초승달은 이미 자취를 감췄고, 깨어나기 전에 이미 여명은 밝았다. 절대로 중요한 것은 알아서 움직인다. 그 속에서 나는 안도를 느낀다. 나의 짐은 가볍다. 눈 감고 꿈속으로 들어간다. 현실로 돌아올 때도 가볍다. 꿈이 기억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