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내 딸
홍아!
며칠 전 할머니께서 해주신, 너의 사촌오빠 웅이-준이 형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준이 오빠가 이런 얘기를 엄마(고모)에게 했다고 하더라.
“엄마, 내가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게 된 계기가 뭔지 알아요. 예전에 형(웅이)이 나한테 수학 문제를 내주면서 풀어보라고 했어요. 그런데 제가 거의 하나도 풀지 못했어요. 그러자 형이 아무 말도 안 하고 제 앞에서 펑펑 우는 거예요. 공부 못하는 동생을 둔 게 걱정이 돼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런 형의 모습에 저도 충격을 받았어요. 그때부터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지’라고 각오를 했어요.”
참 아름다운 이야기 같아. 동생의 부족함을 혼내기보다 ‘뜨거운 눈물’로 그 안타까움을 표현한 형도 멋지고, 그런 형의 모습에 감동받아서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된 동생도 멋져.
사랑하는 홍아!
동생들이 네 말을 잘 안 듣고, 너에게 덤비고 할 때 많이 속상하지. 그런 동생들의 행동은 분명 잘못된 것이야.
그런데 홍아.
아빠가 수차례 얘기했지만 ‘그런 동생들의 잘못된 행동을 최종적으로 바로 잡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너란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네가 동생들에게 아무리 잔소리하고, 윽박지르고, 심지어 힘으로 억누르려 해도 근본적인 변화는 잘 오지 않을 거야. 엄마와 아빠가 동생들을 꾸짖어도 그때뿐이지.
네가 변화하면, 네 주변 사람들이 너를 대하는 태도와 말투 등 모든 게 달라지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동생들이 존경하고, 사랑하고,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언니 누나가 되는 게 가장 쉽고 빠른 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빠는 너희들이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남에게는 너그러운’ 그런 멋진 사람이 되기를 원하고, 그래서 아빠부터 그런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단다.
사랑한다. 내 딸.
6월 5일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