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내 딸
홍아!
우리 홍이는 아빠를 많이 닮았나 보다.
아빠는 집에서는 공부가 안 되는 스타일이다.
주말이 되면 늘 ‘이번 토요일, 일요일에는 책도 많이 보고, 영어공부도 많이 해야지’ 하고 생각하는데, 너희들과 놀고 TV도 좀 보고 잠도 자고 하다 보면 정말 아무것도 한 게 없게 된다. 그리곤 후회하지. 앞으로는 아빠 혼자라도 단 몇 시간이라도 아파트 독서실을 가야 할까 봐.
홍이가 선뜻 여름방학 동안 ‘기숙학원’에 가겠다고 동의해 줘서 아빠가 참 고맙다.
아빠의 미국 연수 시절 네가 호라이즌(Horizon) 야영 캠프 가서 신나는 2주를 보낸 것이 작년이구나. 1년 뒤인 올해 여름은 기숙학원에서 한 달간 사실상 24시간 공부하며 지내겠구나, 한국과 미국의 거리만큼 큰 차이구나.
아빠가 미국에서도, 그리고 한국 와서도 너에게 늘 말한 것처럼 “너는 영어로 공부해야 하는 미국에서도 올 A(straight A)를 받은 honor student(우등생)다. 한국말로 공부하는 한국에서 최고가 되지 못할 이유가 있느냐”는 생각이다.
네가 기숙학원 간다면 할머니는 ‘저 어린것을 꼭 그런 곳에 보내야겠니?’하시며 걱정하시고 눈물 흘리실 것 같다.
그러나 네 꿈을 이루기 위한 여정이니, 당당하고 즐겁게 헤쳐가길 바란다. 기숙학원 가서부터 공부할 생각하지 말고, 가기 전에 최고로 널 끌어올려서 적잖은 비용을 지불하는 기숙학원에서 최고의 성과를 얻기 바란다.
파이팅!
6월 12일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