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내 딸
홍아!
지난 주말 집으로 놀러 왔던 아빠 회사 후배들이 한결같이 홍이 칭찬을 하더라.
“그런 큰딸 있으면 너무 든든하시겠어요.”
“마치 아빠의 친구처럼 느껴져요.”
“동생들도 잘 통솔할 것 같아요. 리더십이 있어 보여요.”
어른들은 우리 홍이를 참 좋아하지.
늘 밝고 명랑하고 어른스럽고….
아빠나 엄마가, 홍이의 떨어진 성적이나 일부 마음에 안 드는 생활태도 때문에 속상해하느라 홍이가 가지고 있는 큰 장점을 요즘 망각한 것 아닌가 하는 반성을 했어.
홍아.
아빠는 홍이가 늘 당당했으면 좋겠어. 그 당당함은 자신감에서 나오는 거야. 자신감은 자신이 자신을 인정하고, 다른 사람들의 인정과 존경을 받을 때 더 커지지.
노트북이 모두 고장 나서 수리비가 몇십만 원 들었다고 엄마가 속상해하더라. 아빠는 그 돈보다 ‘혹시 우리 홍이가 노트북을 실수로 망가뜨렸는데, 또 혼날까 봐 아빠 엄마에게 얘기도 안 하고 숨긴 건 아닐까’하는 생각에 더 속상했어. 우리 홍이가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물론 아빠도 네 나이 때 뭔가 잘못하거나 성적이 떨어지거나 하면 어떻게 부모님을 속일까, 아니면 적어도 최대한 늦게 알릴까를 고민했던 것 같아.
하지만 자신감이 있고 당당한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먼저 토로하고 ‘저 잘못했어요. 용서해 주세요. 앞으로 더 잘할게요’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야. 왜냐하면 정말 더 잘할 자신이 있기 때문이지.
아빠 회사 동료나 후배들 중에서도 실수나 잘못을 지적당했을 때 그 책임을 회피하려고 빤히 보이는 거짓말을 하거나 어설픈 핑계를 대는 경우가 없지 않아. 그야말로 소탐대실(小貪大失)이라고 생각해.
홍아.
너 스스로를 사랑하면서 자신 있고 당당하게 살아가기 바란다.
파이팅!
6월 14일 지하철 막차 타러 가기 직전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