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와인미장원 Jul 09. 2023

사랑이 뭘까요?

80년대생 어른이 100시간 소풍 기록, 사랑

랜덤으로 질문을 뽑아 읽고 답변하는 시간. 한 분이 질문을 눈으로  순간 멈칫했다. 다른 걸로 하실래요?아뇨. 가볍게 떠들다가도 가끔은 인생철학을 묻는 질문이 식탁에 오른다.


사랑이 뭘까요?


많은 걸 함께하고 싶고

별 것 안해도 행복한

문득문득 생각나고 보고 싶은 거요.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지게 만드는 사람?

뭘 해도 예뻐 보일 때

내가 달라진 걸 느낄 때

내 모습 그대로도 좋아해주는 사람


저마다 답변은 달랐지만 사랑의 전제조건은 크게 두 가지이다. 작은 순간도 함께하고 싶은 '사람'과 지금보다 더 나아지고 싶은 ''.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며 쌓은 내공이 묻어나는 사랑철학. 사랑은 인간의 성숙과정의 중요한 요소이다.


스쳐가며 한 작은 기억해서 챙겨 오는 남편을 볼 때, 내가 안 하면 그가 하게 될 자잘한 일들을 하려고 게으른 몸을 일으킬 때, 난 생각한다. 이제야 곰에서 사람이 되는 건가.

밀당은 필수인가요?


사랑할 대상을 찾기 앞서 우리는 참 많이 잰다. 직업, 연봉, 집, 학벌, 외모, 성격, 유머감각, 그리고 나이. 대놓고 말할 순 없지만 내 기준에 적합한지 요리조리 재빠르게 체크한다. 눈치는 또 100단이 되어 살짝 아니다 싶으면 바로 말아버린다. 패턴과 상황은 같고 사람만 계속 바뀌는 중.


밀당은 흥미롭지만 본질적으로 연애가 피곤하다고 느끼는 원인이다. 어차피 이렇게 될걸. 예지능력까지 좋아진 어른이들은 연애에 많은 에너지를 쓰지 않는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만나면 좋고, 아님 말고.


지리멸렬한 이 게임은 도대체 언제 끝날까?이제와 느끼는 감정은,  지겹다.

결혼과 연애는 무엇이 다른가요?


연애랑은 확실히 다른 것 같아요.

편안함과 유대감이 있어요.

내 곁에 항상 있는 친구

항상 미래를 같이 얘기하는 것?

이젠 누군가를 찾는데 에너지를 안 써도 돼죠.

삶이 좀 심플해지는 것 같아요,

나와 가족, 그리고 그 밖에.


기혼자에게 싱글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 이곳에 놀러 기혼자의 작은 통계 속 결혼 만족도는 꽤 높은 편이었다. 


그래요? 답변을 듣고 다시 생각하는 싱글 어른이들. 귀찮아도 다시 시작해야 할까? 그럼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대체 어디서, 누구와?


수능시험만 잘 치면  인생은 핀다고 했던 엄마의 말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그 너머의 진실을 20여 년이 지나서 깨닫는 중이다.




내가 했던 게 사랑일까요?



* '80년대생 어른이 100시간의 소풍기록'은 2022.1 ~ 2023.6, 일 년 반 동안 160여 명의 80년대생 또래들을 만나고, 약 100시간 동안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합니다.


붉은색 문구는 모임에서 나눈 질문카드의 문장입니다.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건네보세요.



이전 05화 학창 시절에 열광한 것은 무엇인가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