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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SIMI Aug 16. 2019

인도 여행 43. 종교의 순수성이 의심스럽다

2019. 2. 14.

아침부터 천둥소리가 들리고 비가 내려 걱정했지만 다행히 일찍 그쳐 첫 일정을 악사르담 사원 단지(Akshardham Temple)로 잡았다. 파하르간지에서 사원으로 가는 것은 매우 쉽다. 메인 바자르 로드의 라마크리슈나 역(RamaKrishna Ashram Marg)에서 지하철(Blue Line)을 타고 악사르담 역(Akshardham station)에서 내리면 그만이다. 요금도 40루피에 지나지 않는다.      


가장 큰 힌두교 사원, 악사르담 사원  Akshardham Temple

사원 단지 입구의 4차선 도로에서 순찰대 2대가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비를 서고 있다. 모든 전자기기를 보관소에 맡겨야 하고 보안 검색할 때에는 허리띠까지 풀게 한다. 2005년 BAPS에 의해 건설된 악사르담 사원 단지는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큰 힌두교 사원으로 수천 년의 힌두교와 인도 문화 및 건축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BAPS는 고대 인도의 종교 지식과 제례 규정을 담고 있는 문헌인 베다(Vedas)에 뿌리를 두고 있는 힌두교 단체로서, 바그완 스와미나라얀(Bhagwan Swaminarayan, 1781~1830)에 의해 만들어졌다.

사원 단지의 핵심은 거룩한 신의 집이자 힌두교의 예배당인 악사르담 만디르(Akshardham mandir)이다. 만디르는 신이 아니면 창조할 수 없을 것 같은 화려한 디자인으로 섬세하게 조각되어 있는 234개의 기둥, 9개의 화려한 돔, 그리고 스와미나라얀의 신상을 비롯하여 BAPS의 교주와 힌두교 신을 표현한 2만여 개의 조각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순수함과 평화를 상징하는 분홍색 돌과 흰 대리석으로 만들어졌으며, 높이 43m, 폭 96m, 너비는 109m에 이른다.

사원 하단부의 18m 황동 패널 나라얀 피스(Narayan Peeth)는 신이 삶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힌두교 신자의 신념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시계 방향으로 걸어가야 한다. 가젠드라 피스(Gajendra Peeth)처럼 인도의 사원은 항상 코끼리의 어깨 위에 서 있지만, 다른 사원들과 다르게 코끼리와 인간이 어떻게 가까운 관계가 되었는지, 어떻게 신성한 존재로 축복받았는지 등 코끼리와 관련된 인상적인 사건들을 정교하고 부드럽게 조각되어 있다. 웅장하면서 부드러운 코끼리를 묘사함으로써 평화와 아름다움의 메시지를 공유하는 위함이라고 한다.

계단식 우물 야그나푸르쉬 쿤드(Yagnapurush Kund)는 중앙에 꽃잎이 8개인 연꽃 모양으로 되어 있으며, 기하학적으로 대칭인 우물의 모양은 인도인들의 시대를 앞선 수학적 지식을 보여 주고 있다. 매일 저녁 윤회를 뜻하는 환상적인 음악 분수 쇼가 열린다고 한다.

악사르담은 분명 매우 훌륭하고 아름다운 사원이다. 그러나 중앙 성소에는 시바나 비슈누가 없다. 물론 불교나 자이나교도 인간을 우상화했지만, BAPS의 역대 교주들이 우상화되어 있는 모습에 종교의 순수성이 의심스럽다.     


삶의 현장, 산자이 콜로니 슬럼 투어  Sanjay Colony Slum Tour

사원 단지가 얼마나 큰 지 걸어 나오는 데도 한참이다. 산자이 콜로니 슬럼 투어의 미팅 포인트인 나가르 역(Nagar Okhla Station)으로 갔다. 뭄바이에서 다라비 슬럼 투어를 운영하는 리얼리티 투어(Reality Tours & Travel)는 산자이 콜로니를 1시간 30분 동안 도보 여행을 하는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산자이 콜로니는 뉴델리 남동부에 위치한 작은 빈민가이다. 3,000개의 공장이 있는 이곳에서는 전자 제품에서부터 자동차 부품, 의류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생산되지만, 특히 주된 산업은 의류이다. 헌 옷을 뜯고 종류별로 분류하여 자루에 담고, 분류된 옷감을 재활용하여 새로운 옷을 만들어내느라 모두가 바쁘게 일하고 있다. 재활용 옷은 보통 30루피이며, 옷감을 분류하는 노동자의 일당은 200루피라고 한다. 다라비는 주로 플라스틱을 분류하는 반면 이곳에서는 옷감을 재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비록 더럽고 비좁은 환경이라 관광객의 눈에는 그들의 가난한 삶이 불쌍해 보이기도 하지만 매우 활기찬 골목길이다. 다라비처럼 시급한 과제인 식수와 화장실 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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