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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SIMI Aug 16. 2019

인도 여행을 마치며

2019. 7. 21.

그냥 인도를 한 번쯤은 가고 싶다는 생각이 항상 머릿속에 있었다. 올해도 승진을 못 하다 보니 여유 있게 장기간의 여행을 할 기회가 생겼다. 하나를 놓치니 다른 하나를 선물 받았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나의 처지에 대해 비관하지 않고 한번 떠나보자는 마음을 먹으니 오로지 인도만이 떠올랐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지만, 교과서에서 보아왔던 타지마할과 아잔타 석굴, 신비로움을 주는 갠지스강, 그리고 해맑은 어린 눈망울을 보고 싶었다.

마음먹은 것이 어려운 것이지 항공권을 결재하니 여행 준비가 순조로웠다. 여행 기간만큼 여행을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준비하는 내내 낯선 문명을 경험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위험한 나라라고 하지만 걱정되는 것이 없었으며, 실제로 가보니 많은 부정적인 것들이 인터넷에서 만들어진 과도하게 편향된 시각이었다.

인도는 분명히 다른 나라에 비해 대단히 독특한 곳이지만 역시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다. 힌두의 신화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허무맹랑하지만, 온갖 정성을 다해 신의 숭배하는 인도인의 모습에서, 정화수를 떠놓고 나의 미래를 위해 손을 모으셨던 어머니의 정성을 떠올릴 수 있었다. 사는 방식이 다를 뿐이지 결코 이상한 사람들은 아니었다. 단지 우리와 다른 방식으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신에 대한 지나친 숭배가 이상하게 보이는 것이었다.

‘대체 무엇이 그들을 이토록 애타게 신을 경배하게 하는 것일까?’에 대해 여행하는 내내 생각해보았다. 고통스러운 현실의 삶, 미래에 대한 불확실과 공포가 그들의 삶의 방식을 만들어낸 것이다. 다시 반복될 현실이 두려워 시바에게 엎드려 절하고, 갠지스에서 모든 죄가 물과 함께 씻겨나가길 간절히 기원하면서, 평생을 바쳐 바위산을 깨뜨려 신의 축복을 받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은 대개의 종교가 그렇듯이 소수의 권력층이 만들어낸 신의 이름으로 다수를 억압하고 있지만, 그것을 신의 뜻에 따라 주어진 삶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면서 수천 년을 살아왔고 또 살아가고 있다. 영화 PK의 대사처럼 신이 존재한다면 그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고통을 주지 않는다. 아직도 신의 이름으로 고통받는 대다수의 가난한 민중들, 특히 여성의 억압된 삶이 더 나아지기를 희망해본다.

행복한 여행이었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몸무게가 5kg이 빠졌지만, 흔히 걸린다는 장염도 없었다. 가장 인도다운 바라나시와 델리, 뭄바이를 다녀왔고, 12종류의 UNESCO 세계문화유산을 구경했으며, 말과 오토바이를 실컷 타고 시골과 사막을 다녀왔다니 최고의 여행이었다.

가족들에게 안부 형태로 시작된 카카오톡 메시지로 시작된 일기가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마무리가 되어 매우 행복하다. 나의 여행을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고 여행기를 기다린 사랑하는 가족에게 이 책을 바친다.

“잘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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