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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환 Nov 12. 2019

바르셀로나에서 크루즈에 오르다

대금과 함께 세계로,  지구 한 바퀴 대서양 횡단 크루즈



삼 개월 넘게 기차로 이동한 루트. 시베리아 횡단과 유럽을 기차로 여행하였다.

                                                                                                                                                                                   

지구 한 바퀴를 돌기 위해 동해를 출발한 지 삼 개월이 지났다.  정말 먼 길을 기차와 버스로 끊임없이 달려와 바르셀로나에서 일주일을 지내고 드디어 크루즈에 오른다.                                                                                                

크루즈에서 바라본 바르셀로나 시내와 몬주익 성의 모습


크루즈에 오른다는 개념은 그냥 배나 비행기를 타는 수준이 아니라  미국에 입국하는 수준의 수속을 밟는다.  여권을 심사하고 사진을 찍고 카드를 발급해 준다.   카드는 여기 크루즈에서의 신분증이며 우리 방의 열쇠이고 바나 상점에서의 신용카드이고 중간 기착지를 오르고 내릴 때의 출입증이다.  그래도 우리는 탑승 수속과 수화물에 붙이는 태크를 인터넷으로 다 해와서 그래도 좀 수월하게 크루즈에 오를 수 있었다.


크루즈에서 바라본 항구의 모습과 크루즈 갑판에 올라온 승객들의 모습


크루즈 갑판에서 출발하기에 앞서 포즈를 잡아본다.


다른 승객들은 배에서 입을 옷가지 등이 1인당 캐리어가 보통 2개씩이 넘는다.  크루즈는 배낭여행이 아니고 정장을 입고 즐기고 또 사교적인 모임들이 많기 때문에 모임의 성격에 따라 의상도 자주 바꿔 입어야 되기 때문에 많은 옷과 신발과 장신구들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이번 크루즈의 여행기간에는 핼러윈 축제가 끼어 있어 더욱 그렇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되도록이면 짐을 줄여야 되기 때문에 정장이나 세미 정장, 구두 등을 준비하지 않아 모임에 참석하기도 또는 정찬에 참여하는데도 많은 제약이 따른다.


선장이 주최하는 환영행사나 정찬에는 꼭 정장을 입고 참석해야 되기 때문이다.  많은 여행객들이 선장이 참여하는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자기 나라의 고유 의상을 입고 참석하는 경우가 많다.


같은 크루즈에 타고 가는 한국의 젊은 부부는 이번 크루즈를 타기 위해 결혼식 때도 준비하지 않았던 한복을 준비하였단다.                                   


갑판에서는 오늘 승선한 사람들을 위한 축하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수영장과 스파에도 사람이 있다.

                                                                                                                                                                         

크루즈 여행은 자본주의의 원칙이 아주 정확하게 적용되는 곳이라고 누군가 이야기했다.  즉 돈의 힘이 최고로 발휘되는 공간이라는 뜻일 게다.


최소한의 캐빈 이용 요금을 내야만 승선할 수 있는데 가격도 최대 10배 이상의 가격차이가 난다.  돈의 힘에 의해 받는 서비스가 철저하게 갈라진다.  밤새 카페에 앉아 노닥거리며 술을 마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스파에서 사우나를 즐기며 마사지를 받거나, 카지노에 들어가 게임에 심취하는 사람, 음악을 즐기는 사람, 수영을 하며 선텐을 하고 암벽을 타거나 수상스키, 골프를 즐기기도 한다.


휴식 공간에 앉아 독서에 심취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선상에서 조깅을 하거나 산책을 하기도 하고 게임을 하기도 한다.                                 


크루즈에서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보거나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멍 때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크루즈에서의 첫날,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제 13박 14일의 대서양 횡단 여행이 시작되었다.


삼 개월이 넘는 기간 정말 힘들게 돌아다니다 크루즈에 오르니 천국에 온 기분이다.  여기에서는 무엇을 먹을 것인가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어디를 갈 것인가도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먹고 싶을 때 먹고 마시고 싶을 때 마시고 자고 싶을 때 자면 된다.  시간에 맞춰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거나 쇼를 구경하고 수영을 하고 싶으면 수영을 해도 되고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 때리고 있어도 누가 뭐랄 사람은 없다.  그렇게 하루가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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