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금과 함께 세계로, 지구 한 바퀴 대서양 횡단 크루즈
늦은 저녁 테네리페 섬을 떠난 배는 밤새 달려 다음 날 새벽 라팔마 섬에 도착한다. 이번의 기항지는 바르셀로나에서 미국의 마이애미로 가는 크루즈 여행 중 마지막 기항지로 오늘 밤 라팔마 섬을 떠나면 8박 9일 동안 섬 하나 없는 망망대해 북대서양을 횡단하여야 된다.
우리는 별도로 투어 신청을 하지 않고 라팔마 섬에 내려 우선 관광안내센터로 가서 버스 시간표와 지도를 얻어 버스로 섬을 둘러보기로 한다. 지명도 제대로 모르면서 시내버스를 타고 무작정 나가본다. 버스는 약 1시간 간격으로 있어 버스 타고 1시간 정도 가면 종점이고 종점에서 1시간 정도 있다가 다시 타고 오면 3시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생각하고 버스를 타고 가니 아름다운 마을이 나타난다.
마을은 섬 산의 중턱에 위치해 있고 밑으로는 전부 바나나 밭이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바나나 밭이고 거기에서 일하는 농부들의 힘든 삶이 보인다. 이런 조그만 동네에서 며칠이고 같이 일도 하며 또 트레킹도 하며 지내고 싶은 마음은 사치일까?
동네를 돌아다니다 조그만 마트가 있어 들어가 시원한 맥주를 사 마신다. 크루즈에서 맥주를 팔기는 하지만 200 시시 되는 생맥주가 보통 6 ~ 7 달러로 여기서 그 돈이면 작은 캔 6개들이를 살 수 있다. 섬 관광을 마치고 크루즈에 들어갈 때는 알코올음료나 현지 음식의 반입을 금지한다. 알코올음료는 자기들의 음료를 판매하여야 되고 현지 음식 등은 자칫 상해서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발생하면 배에서 곤란하기 때문이리라.
이제 라팔마 섬을 떠나 8박 9일의 긴 항해가 시작된다. 이제 중간에 쉬는 곳은 없다. 배는 쉬지 않고 달릴 것이고 우리는 그저 배에 몸을 맡기고 가는 대로 주는 대로 그렇게 지내야 된다. 항해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