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바롭스크에서 울란우데로

대금과 함께 세계로 기차로 대륙을 누비다

by 김명환


울란우데.jpg 하바롭스크에서 울란우데 가는 길 약 2,800킬로미터 약 48시간을 달려야 한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바롭스크까지 오면서 기차 안이 더워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고 오늘도 하루 종일 돌아다니느냐 많이 피곤했지만 기차가 오려면 아직도 한참 멀었다.


기다림도 하나의 여행으로 생각하면 마음이 느긋해질 수 있다. 여행을 편하게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편하려면 왜 여행을 나와 이 고생을 하는가? 특히나 배낭여행을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편하다.


20140801_124828.jpg
20140801_085300.jpg
하바롭스크에서 울란우데로 가는 기차에서 바라본 평원과 시골 마을


정시보다 늦게 도착한 기차를 타니 지난번 열차와 많이 다르다 에어컨도 들어오고 시트를 갖다 주면서도 지난번처럼 돈을 달라 하지도 않는다.


하바롭스크에서 울란우데까지의 거리는 약 2,800킬로 미터, 만 48시간 이상을 달려야 한다. 기차는 하바롭스크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고 경유지이기 때문에 기차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


잠에 취해 있는 기존의 승객들과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조용히 배낭을 정리하고 시트를 깔고 땀에 쩐 몸을 씻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갔다.


20140801_163150.jpg
20140801_163143.jpg
기차가 가다 중간에 보급품을 조달받고 정비를 위해서 정차하고 있다. 이 시간에 운동도 하고 담배도 피운다.


20140801_210758.jpg
20140802_081627.jpg
기차를 타고 가다 보이는 자작나무 숲과 일몰의 모습.


화장실에 샤워 실이 있을 리 만무하고 물도 수도꼭지 물 나오는 곳을 밀어 올려야 물이 나오므로 물로 샤워는 하지 못하고 수건 두 개를 가지고 하나에 물을 흠뻑 적셔 머리부터 발 끝까지 한번 닦고 다시 짠 다음 물을 또 적셔 두 번 닦아 내고 다시 마른 수건으로 닦아 샤워에 대신하고 늦은 잠을 청했다.


아침에 일어나 앞 침대의 승객과 정식으로 인사를 할 수 있었다. 나이는 우리보다 조금 젊었던 것 같았으나 나이는 물어보지 못했고 현재 학교 선생님이라 하며 두 사람은 서로 자매라 하였다. 서로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하였고 치타라는 곳에서 내리는데 우리보다는 먼저 내린다고 한다.


20140802_110232_3.jpg 우리와 같이 여행한 러시아 자매


20140802_113137.jpg
20140802_112103.jpg
대금도 한번 불어보고 대금 소리에 다른 방의 친구들도 같이와 감상한다.


20140802_114231.jpg
20140802_101922.jpg
중간에 잠시 정차하여 휴식을 취하고 운동도 한다. 기차를 타고 가다 흔히 보는 시골 풍경


서로 말이 잘 통하지 않아 서먹하게 가던 중 내가 스마트 폰으로 동영상을 이어폰을 이용해 듣고 있으니 같이 보자고 한다. 어지간히 심심하기는 심심했던가 보다.


가수들의 노래를 같이 듣다 심수봉의 백만 송이 장미가 나올 때는 같이 노래도 흥얼거리며 우리 대금 선생님의 대금 시연 동영상을 보며 신기하다고 한다.


우리도 대금을 가지고 왔다고 보여 주니 한번 불어 보라고 한다. 아리랑 등을 연주하고 또 한국의 유행가를 나는 연주하고 집사람이 조용히 노래로 따라 부르니 옆의 사람들도 놀러 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넘버원을 외친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고 조금은 소란스러웠는데도 지나가는 차장이 제재하지 않아 조금 더 놀았다. 대금 연주와 노래 등으로 사이가 갑자기 좋아진 앞의 승객들과 짧은 영어로 대화도 시도하고 같이 음식도 나누어 먹었다.



20140802_125309.jpg
20140802_122844.jpg
6인실 기차 내부와 화장실의 세면대. 물 나오는 곳을 올려야 물이 나온다.


러시아 음식 중에 소금에 절인 돼지비계가 있는데 이것을 얇게 썰어 빵에 넣어 먹으면 그냥 먹는 것보다 비린 맛이 덜하여 맛있게 먹었더니 좋아하며 지금은 다 먹었지만 선물을 해 주겠다고 하며 기차에서 내릴 때 마중 나오는 사람에게 전화를 하여 그것을 사 주고 가는 친절을 베풀어 주었다.


기찻길은 정말 아름답고 특히 시골 마을을 지날 때는 아름다움이 더했다. 어떤 때는 모든 것을 잊고 조그마한 마을에서 살고픈 마음도 생긴다. 기차는 중간중간 차에 물을 채우거나 정비를 위해 30분에서 1시간 정도 장시간 정차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때는 내려 운동도 하고 물건을 팔러 나온 사람들의 물건도 사며 여유를 즐기기도 한다.


20140802_133040.jpg
20140802_131409.jpg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가다 만나는 시골 풍경... 미 개척지가 많다.


차장실 옆에 파는 물건 목록과 옆에 출발부터 도착까지의 여행 일정표가 붙어 있어 각역의 도착 시간과 출발 시간, 그리고 정차시간 등이 적혀 있어 이용하면 편리하다.


기차는 대 평원을 달리고 달려 현지 시간 8월 2일 새벽 2시경 울란우데에 도착하였다. 원래는 1일 밤 10시 50분 도착 예정이었으나 3시간 넘게 연착을 한 것이다.


여기에서는 동해에서부터 같이 온 한국에서 같이 온 9명의 배낭 여행객과 헤어져야 한다. 인터넷에서 여행 정보를 얻으려 돌아다니다가 만난 분들인데 러시아의 울란우데까지 갔다가 몽골의 오지마을을 여행하고 중국을 거쳐 한국에 들어가시는 분들이시다.


20140803_075650.jpg
20140803_074822.jpg
울란우데 기차역 인근의 도시 풍경


20140803_080222.jpg
20140803_075652.jpg
울란우데 기차역


우리도 동참하라 하시는데 우리는 5 ~ 6개월의 장기간 여행을 계획하고 있어 몽골을 거쳐가는 것은 무리라 생각하여 포기하였지만 우리가 러시아 기차표를 예약할 때 이분들이 부탁하여 내가 예약을 해 드려 여기까지 같이 오게 되었다.


같은 배를 타고 같은 기차를 타고 왔지만 숙소나 여행은 따로 하고 돌아다니다 만나고 그랬지만 배에서 하룻밤, 그리고 기차를 같이 타고 오면서 정이 들었는데 헤어지는 것이 아쉽다. 실제 이분들과 헤어진 후 오랫동안 한국 사람을 만나기 힘들었다.


20140803_080233.jpg
20140803_080246.jpg
울란우데 기차역 인근의 모습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숙소는 역에서 걸어서 5분이라 하였는데 깜깜한 새벽에 지나가는 사람에게 지도와 주소를 보여주며 길을 물어보니 이 사람 저 사람 물어보는데 누가 다가와 차를 타라고 하는데 요금은 200루블이라고 한다. 정식 택시도 아닌데 겁이 났으나 길을 물었던 사람이 타라고 한다. 짧은 거리였는데도 찾아 가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쪽 갔다가 아니다고 나오고 그러다가 전화를 하고 다시 찾아 겨우 숙소에 도착하였다.


숙소를 예약할 때 도착 시간에 맞추어 숙소를 잘 예약해야 되는데 밤늦은 시간이나 새벽에 도착하면 24시간 근무하는 숙소를 찾아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연락이 되지 않아 숙소 예약비는 날리고 노숙을 하거나 다른 숙소를 찾아야 되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20140803_163721.jpg
20140803_163649.jpg
바이칼 호수를 가다 만난 마을과 소들의 모습


IMG_0001.JPG
IMG_0020.JPG
바이칼 호수의 모습


IMG_0009.JPG
IMG_0006.JPG
바이칼 호수에 모인 피서객들


IMG_0011.JPG
IMG_0010.JPG
바이칼 호수. 이쪽이 동쪽이다.


숙소에 들어가 예약된 것을 확인하고 방을 배정받으려 하였으나 요금이 잘못되었다고 시비가 붙어 일단은 들어가고 아침에 매니저가 오면 다시 확인하기로 하였는데 무언가 착오가 있긴 있는 것 같다. 요금에 비해 숙소는 단독 아파트였으니까.


20140803_163938.jpg
20140803_163949.jpg
바이칼 호수의 주변 마을


다음날 사무실에 다시 가서 확인한 결과 짐을 싸서 다른 도미토리로 옮겨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자기들이 잘못해 놓고 우리만 배낭을 풀었다 다시 싸는 일을 하였던 것이다.


짐을 옮겨 놓고 바이칼 호수를 찾아 나선다. 물어물어 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바이칼 호수에 가는 버스를 찾아 나서는데 버스표 사는데도 어려움이 많다. 특히 영어가 통하지 않아 택시 기사에게 물어보니 자기 차를 타고 가라는데 4,000루블을 달라고 한다. 우리 돈 120,000원, 포기하고 우여곡절 끝에 버스를 탔다. 버스는 우리나라 중고 마이크로버스다.


20140803_165129.jpg
20140803_165141.jpg
바이칼 호수 주변. 모래의 소나무에 오색천을 둘러놓았다.


20140803_181113.jpg
20140803_180639.jpg
바이칼 호수의 인근 마을


약 3시간을 달려 바이칼 호수에 도착하였다. 경치를 즐길 여유도 없이 돌아오는 버스표를 구해야 되어 버스 기사에게 물어보니 아마 버스표가 없을 거라는 이야기다. 요즘이 관광시즌이고 특히 일요일 오후에는 표가 없단다. 도착해 버스표를 물어보니 정말 버스표가 없단다.


내일 기차표를 예매해 놓았고 또 이동해야 되는데 오늘 가지 못하면 안 된다. 구경이고 밥이고 다시 울란우데로 가야 된다. 이리저리 차를 타러 왔다 갔다 하며 특히 피서 온 사람들이 돌아가는데 자리가 있나 물어보는데 택시가 울란우데에 간다고 한다.


20140803_181441.jpg
20140803_181430.jpg
바이칼 호수 인근의 시골 마을


20140803_195503.jpg
20140803_183931.jpg
바이칼 호수의 버스 정류장


울란우데에서 왔다가 다시 돌아가는데 일인당 800루블 달라고 한다. 흥정을 하고 타려 하는데 버스기사가 우리 보고 손짓을 하며 오라고 한다. 사람이 많아 버스가 증차되었는지 예약했던 사람이 취소를 했는지 마지막 버스표를 끊어 준다. 친절한 버스기사가 정말 고마워 같이 식사를 하자고 하니 되었다고 극구 사양한다. 러시아는 불친절하고 위험하다고 하였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


버스 시간까지는 약 3시간의 여유가 있다. 버스표가 해결되니 갑자기 배가 고파진다. 근처 식당에 들어가 닭고기 요리와 생맥주로 점심을 맛있게 먹고 바이칼 호수에 가 본다.


버스를 타고 오면서 바이칼 호수를 지나왔지만 걸어 백사장을 걸어보니 감회가 새롭다. 울란우데는 바이칼 호수의 동쪽이며 내일 가는 이르크추크는 바이칼의 서쪽이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며칠을 여기서 지내다 가면 좋을 듯 한 마을이다. 고풍스러운 도시에 새 건물들이 들어서는 공사가 한창이다.


20140803_205122.jpg 자작나무 위로 무지개가 핀다


20140803_220605.jpg
20140803_220547.jpg
늦은밤 숙소 앞에서... 아파트를 개조해 숙소로 대여하고 있다.


울란우데로 오는 버스를 타고 오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고 조금 있다가 아름다운 무지개가 피어 장관을 이룬다. 우리가 호숫가나 마을을 돌아다닐 때 이런 소나기가 쏟아졌다면 어쨌을까 생각하니 조금은 아찔하다.


무사히 숙소에 도착하여 내일을 준비한다. 내일은 이르크추크로 이동하는 날이다. 바이칼의 동쪽에서 서쪽으로 450킬로미터 정도 이동하는데 일정 구간은 바이칼 호수를 끼고 가기 때문에 경치가 아름답다고 하여 일부러 낮 시간에 이동하도록 스케줄을 잡았다.

keyword
이전 02화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바롭스크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