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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CS Oct 26. 2022

긴 시간이 아니라 짧은 시간의 변화도 역사야.

[026] 역사와 과정


1874년 독일의 신경정신과 의사인 베르니케는 좌뇌의 두정엽 아래가 손상되어 나타나는 또 다른 실어증을 발견하였다. 그는 이 부위를 베르니케 영역이라 명명하고 이곳이 손상되어 나타나는 증상을 베르니케 실어증이라 하였다. (중략)

최근 언어 처리 과정에 대한 이론은 뇌의 여러 영역들이 결합하여 언어를 처리한다는 결합주의 이론이 지배적이다. 최초의 결합주의 이론은 베르니케가 주장한 ‘베르니케 모형’으로, 그는 베르니케 영역과 브로카 영역 간의 긴밀한 정보 교류에 의해서 언어가 처리된다는 이론을 발표하였다. 이후 1885년 리시트하임은 베르니케 모형에 개념 중심부를 추가하여 베르니케 영역, 브로카 영역, 개념 중심부가 결합하여 언어가 처리된다는 ‘리시트하임 모형’을 제시하였다. … 듣기 과정은 … 귀로 들어온 청각 자극이 베르니케 영역으로 송부되면, 베르니케 영역은 자신이 저장하고 있는 단어 중 청각 자극과 일치하는 단어를 찾아 개념 중심부로 송부하고, 개념 중심부는 이를 받아 의미를 해석한다… 이에 비해 말하기 과정은 … 먼저 개념 중심부에서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형성하여 브로카 영역을 거쳐서 베르니케 영역으로 송부하면, 베르니케 영역은 이에 해당하는 단어를 찾아 브로카 영역으로 송부하고, 마지막으로 브로카 영역에서 이를 조합하여 문장이나 발화를 만든다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말하기 위해서는 발음 기관을 움직여 소리를 만드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의 모형에는 그러한 과정이 드러나 있지 않다. 또한 그는 개념 중심부를 새롭게 추가하였으나 그것의 정확한 위치를 규명하지는 못하였다.

1964년 게쉬윈드는 ‘베르니케-게쉬윈드 모형’을 새롭게 제시하였다. 그는 리시트하임의 모형에서 개념 중심부를 제외하고 새롭게 운동 영역과 각회를 언어 중추로 추가하였다. … 청각 자극을 수용하는 기본 청각 영역과 시각 자극을 수용하는 기본 시각 영역, 그리고 베르니케 영역, 브로카 영역, 운동 영역, 각회라는 네 개의 언어 중추를 중심으로 언어 처리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것만은 … ]

*물체가 깨지거나 상함. 병이 들거나 다침. 품질이 변하여 나빠짐. (       )

*사람, 사물, 사건 등의 대상에 이름을 지어 붙임. (       )

*매우 우세하거나 주도적인 것. (       )

*새롭고 친숙하지 않은 과학 현상을 친숙한 내용으로 설명하는 틀. (       )

*편지나 물품 따위를 부치어 보냄. (       )

*소리를 내어 말을 하는 현실적인 언어 행위. 또는 그에 의하여 산출된 일정한 음의 연쇄체. (       )

*어떤 사실을 자세히 따져서 바로 밝힘. (       )

*사물의 중심이 되는 중요한 부분. (       )     


1874최근 최초이후 18851964

앞에서 철수 쌤은 대상의 변화를 통시적, 즉 역사적으로 살펴 보는 것에 대해 설명하면서, 기간이 길 경우 ‘~의 역사’라는 말을 붙일 수 있다고 했다. ‘시대’ 또는 ‘세기’ 별로 나눠야 할 정도의 기간이면 장기간이라고 하는 데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면 어느 정도까지를 장기간이라 할 수 있을까? 철수 쌤도 이런 질문을 학생들로부터 받을 때가 제일 난감하다.

지문에서 보이는 시간은 ‘1874년’부터 ‘최근’까지이다. 최근이라 하니 2000년대인가 싶었는데, ‘1964년’을 마지막으로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기간은 약 100년도 안 된다. 이 정도의 기간은 장기간이고, 그것은 ‘언어 처리 과정 이론의 역사’라고 제목을 붙일 수 있을 정도인가? 철수 쌤은 이 정도의 기간도 ‘~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고 본다. 원시 시대부터 있었던 것의 100년은 아무 것도 아니지만 1865년에야 있기 시작한 실어증 연구에서 100년은 매우 긴 시간 아니겠는가? 즉 길고 짧은 것은 상대적이라는 것이다.

어쨌든 지문의 내용에 따라 시기를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장기간인지 단기간인지는 상대적인 것이다.


베르니케 모형리시트하임 모형베르니케-게쉬윈드 모형

‘모형(模型)’을 사전에서 찾아 보면 다음과 같다.     


「1」 모양이 같은 물건을 만들기 위한 틀. ≒모본.

「2」 실물을 모방하여 만든 물건.     


이는 누구나 어렵지 않게 알고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그 의미로 지문을 읽으면 좀 어색한 느낌이 들 것이다. 왜 그럴까?

지문의 ‘모형’은 사전적 의미와 달리 학문 영역에서는 새롭고 친숙하지 않은 현상을 머리 속에 그려볼 수 있고 상상할 수 있는 친숙한 내용으로 설명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지문에 언급된 각각의 모형은 언어 처리 과정이라는 정신적 작용을 쉽게 설명하기 위한 틀로서 이해를 해야 할 것이다.(모형은 이론, 모델, 개념 등과 같은 의미로도 쓰이는데, 이에 대해서는 추후 자세히 설명하겠다.)

어쨌든 지문에서는 세 가지 모형을 순서대로 설명하고 있다. 이 경우 다음과 같은 변화 유형을 염두에 두고 양상을 파악하며 읽으라 했다.     


생성: ∅ → ● (없던 것이 새로 생김)

소멸: ● → ∅ (있던 것이 없어짐)

대체: ● → ◆ (다른 것으로 바뀜)     

부활: ● → ∅ → ● (소멸했다 생성함)

추가: ● → ●  + ◆ (있던 것에 다른 것이 더해짐)     


이에 따라 각각의 특성을 비교‧대조하면 다음과 같다.     


생성, 소멸, 대체, 부활, 추가를 고려하여 변화 양상을 파악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꼭 해야 한다.


역시 단순한 내용이지만 정리할 것이 많아 상당한 시간을 들여야 정리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를 정리하지 않으면 다음과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17.㉠‘리시트하임 모형’과 ㉡‘베르니케-게시윈드 모형’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①㉠은 실제 발음 기관을 움직여 소리를 만드는 과정에 대한 설명이 가능하다.

②㉡은 기본 시각 영역과 기본 청각 영역을 새로운 언어 중추로 추가하였다.

③㉠은 ㉡과 달리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의 전 과정에 대한 설명이 가능하다.

④㉡은 ㉠과 달리 귀로 들어온 청각 자극이 베르니케 영역으로 송부된다고 보았다.

⑤㉠과 ㉡ 모두 베르니케 영역에 단어가 소리의 형태로 저장되어 있다고 보았다.


④, ⑤는 여기 지문에는 없지만 원래 지문에는 있는 내용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들이다. 철수 쌤이 누누이 강조해 왔다. 지문에 애써 설명해 놓고 그것을 이해했는지 알아 보는 문제를 내지 않으면 출제를 잘못한 것이라고.     


베르니케 영역개념 중심부개념 중심부브로카 영역베르니케 영역브로카 영역

‘공간(空間)’이란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범위이고, 영역이나 세계를 뜻하기도 한다. 또한 그것은 물질이 존재하고 여러 가지 현상이 일어나는 장소이다. 그 공간을 이동한다는 것은 변화, 시간의 흐름을 의미한다. 그래서 철수 쌤은 공간의 이동을 말하고 있는 글도 시간을 의식하며 이해하는 버릇이 있다.

지문에는 ‘귀’, ‘베르니케 영역’, ‘개념 중심부’, ‘브로카 영역’ 등의 영역(공간)이 언급되었다. 한 영역에서 다른 영역으로의 이동은 시간의 흐름을 의미하므로 그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공간(空間)’은 범위, 영역, 세계, 장소로서, 공간을 이동한다는 것은 변화, 시간의 흐름을 의미한다.


위에서 화살표 → 이외에  이 쓰인 것에 주목해 보자. 시간은 한 방향으로 흐리지만, 영역은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즉 시간은 ‘개념 중심부→브로카 영역→베르니케 영역→브로카 영역’으로 흐르지만 영역은 ‘개념 중심부→브로카 영역베르니케 영역’의 이동을 보이는 것이다. 철수 쌤은 시간과 공간을 함께 의식하되 이와 같이 차이를 생각하며 읽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게 하면 글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듣기 과정말하기 과정

긴 시간에 걸친 역사도 있지만 짧은 시간에 벌어지는 변화도 있다. 예컨대 자전거는 패달 자전거, 체인 자전거, 전기 자전거 등으로 변했다. 그런데 우리가 자전거를 탈 때, 안장에 앉기, 한 다리로 패달 밟기, 두 다리로 패달 밟기 순서로 한다. 자전거의 역사에서 나타나는 시간과 달리 자전거 타는 데 걸리는 시간은 비교할 수조차 없다.

지문에서는 ‘듣기 과정’, ‘말하기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여기 쓰인 ‘과정’은 일이 되어 가는 경로를 말하는데, 짧은 시간 속에서의 변화를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위에서 말한 자전거 타기 방법은 자전거 타는 과정이라고 해도 된다. 이 역시 화살표를 표시하며 위와 같은 도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그리고 과정 아래에 있는 하나 하나를 ‘단계(段階)’라고 한다. 그러니까 듣기 과정은 ‘청각 자극 단계’, ‘청각 자극과 단어 연결 단계’, ‘단어 의미 해석 단계’로 구성된 구조이고, 말하기 과정은 ‘의미 형성 단계’, ‘의미와 단어 연결 단계’, ‘단어 조합하여 문장/발화 만들기 단계’로 구성된 구조인 것이다.  

   

물론 역사라 할지, 과정이라 할지는 절대적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다. 예컨대 철수 쌤의 50 평생을 ‘삶의 과정’이라 할 수도 있고 좀 거창하게 말하고 싶어 ‘삶의 역사’라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둘을 어떻게 구별하느냐가 아니라, 시간을 어떻게 의식하느냐이다.

추상적, 관념적인 시간은 인간만이 의식할 수 있는 것이므로, 우리가 인간다울려면 시간을 의식하는 것을 즐겨 해야 할 것이다.     


[이것만은 … ]의 정답

손상(損傷), 명명(命名), 지배적(支配的), 모형(模型), 송부(送付), 발화(發話), 규명(糾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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