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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동욱 Apr 02. 2022

법인이 자금을 끌어오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

스타트업의 모든 것 (9)

법인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으로는 크게 대출과 투자가 있습니다. 개인사업자는 주식을 발행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대출받는 방법이 유일한 자금 조달 방법이지만, 법인은 주식을 활용하여 여러 방식으로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어요. 대출은 돈을 빌리고 이자를 갚는 것이기 때문에, 이자 지급과 대출금 상환에 대한 압박이 큽니다. 그리고 신용이나 담보에 따라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에 제한이 있지요. 사업이 실패해도 어떻게든 갚아야 한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보통 대출이라 하면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는 것을 말하지만, 회사채를 발행해서 일반 대중에게 채권을 파는 방법도 있습니다. 고정수익(이자)과 원금 상환을 보장하는 방식이 대출이라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에 반해 투자는 주식을 팔고 대가를 받는 것이기에 그런 부담은 훨씬 덜 합니다. 사업이 실패해도 상환의무가 없고, 신용이나 담보가 없더라도 미래성장가치를 평가받고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할 수도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회사가 잘 되어야 본인도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회사에 여러 노하우나 인적 네트워크를 제공해 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세상에 공짜는 없듯이 장점만 있는 건 아니에요. 우선 창업자의 지분이 줄어들기 때문에 경영권 방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주식을 무한히 신규 발행해서 팔 수가 없습니다. 투자자의 지분이 높을수록 주주로서 경영에 관여하게 될 여지도 커지겠죠. 수익이 발생하면 그 일부를 배당해서 나눠주어야 하는 의무도 발생합니다. 만약 상환주처럼 투자자가 주식을 회사에 다시 팔 권리가 있는 주식인 경우, 사실상 대출과 똑같은 부담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회사가 신주를 발행해서 부여해주고 그 대가를 받는 것을 유상증자라고 해요. 가장 일반적인 투자 방식이죠. 그런데 투자받는 조건에 따라 이때 발행하는 주식에 여러 가지 종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주주로서 일반적인 권리만 갖는 표준이 되는 주식을 보통주라 하는데요, 여기에 여러 가지 특별한 옵션이 붙는 것을 종류주식이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상환전환우선주이지요. 이 상환전환우선주에 대해서는 앞선 글 '상환전환우선주는 보통주랑 무엇이 다를까?'를 참고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상환전환우선주를 보통 투자자가 절대갑인 주식이라 부르는 이유는, 회사가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는 반드시 투자자의 동의를 얻도록 하는 조항 삽입이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자회사 설립 같은 투자나 스톡옵션 부여 등 회사의 경영활동이 상환전환우선주를 보유한 주주에 의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진행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물론 계약 조건에 따라 같은 상환전환우선주임에도 그런 권리를 전혀 행사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서를 작성하는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되겠습니다. 물론 투자금이 절실한 현실에서는 그런 협상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겠지만요.


상환전환우선주처럼 보통주와 다른 종류주식을 발행하려면 우선 정관에 미리 그런 종류주식을 발행할 수 있다고 명시해 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실제 발행이 이루어지면 계약서에 명시된 발행조건을 등기하고 법인등기부등본에 기재해 주어야 한다는 점도 기억하시면 좋겠네요.


형식은 사채인데 사실상 주주와 동일한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교환사채도 있습니다. 일단 회사가 사채를 발행해서 돈을 빌린다는 개념은 동일하지만, 채권자가 갖는 권리가 다릅니다. 전환사채는 원리금을 상환받는 대신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해서 받을 권리를 가집니다.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일반사채에다 주식매수선택권을 추가한 개념이라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참고글 :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는 뭐가 다를까?) 교환사채는 회사가 보유한 제3의 주식과 교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사채이고요. 


아무리 기술력이 뛰어난 스타트업 회사라 해도 당장 직원들에게 월급 줄 형편도 안된다면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돈은 회사라는 몸속에 도는 피와 같기 때문에 말라버리면 바로 죽을 수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법인 창업주가 대단한 부자이거나 빵빵한 모기업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오는 것은 회사의 사활이 걸린 매우 중요한 이슈라 하겠습니다. 스타트업 현실상 여러 옵션 조건이 붙은 투자금을 유치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재무 담당자는 이런 투자 방식들의 장단점과 회계 이슈 등을 사전에 잘 파악해 두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한줄 요약 : 법인 자금 조달 방법으로는 채권자에게 돈을 빌리는 '대출'과 투자자에게 주식을 파는 '투자'가 있으며, 사채의 경우 일반사채 외에도 채권자의 권리 옵션에 따라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교환사채를 발행할 수 있고 투자의 경우 보통주 외에도 상환전환우선주와 같이 주주의 권리 옵션을 추가한 종류주식을 발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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