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늙음 대한 초조, 불안, 두려움
중년 갱년기 일까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도,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일도 육아도
심지어 먹는 것도 노는 것도
모두 귀찮아졌었다.
아니 지금도 조금 남아 있다.
갑자기 누구에게나 온다는 갱년기 증상인지 코로나 블루인지 알 수 없지만 그냥 우울하다.
40대 중반이 넘어가면서 주변에 상당하는 일이 늘어났는데, 최근에는 본인상에 대한 소식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이제 내가 마음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자격이 부족하거나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나이가 들어서 못하는 것이 점차 생긴다.
그리고 이제 내가 잘할 수 있는 나에게 맞고 정말 미치도록 빠질 수 있는 일을 찾지 못하고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계속 열심히 찾아보면 가능할 것처럼 생각했는데, 이제는 아니다.
한편으로는 배부른 투정이라는 생각도 든다.
40대에 들어가면서 안정적인 직업 덕분에 앞으로 이대로 일을 계속하게 되면 정년도 없이 20-30년은 더 할 수 있을 것 같고, 수입이 크게 늘지는 않겠지만 폭삭 줄지도 않을 자신감은 있다. 그러다 보니 반복되고 뻔한 업무가 점차 지겨워진다는 것을 느낀 것도 몇 해 되기는 했다.
하지만 지금 느끼는 불안과 초조함, 두려움은 진짜 내가 늙어가고 결국 죽음을 향한 시간이 정확하진 않지만 아주 빨리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숨이 붙어 있거나 머리가 다 빠진 대머리나 30분도 제대로 걷기 힘든 건강을 가진 노년이 되는 것은 아직 젊다고 느끼는 나에게는 살아있는 게 아니라 그냥 숨이 붙어 있는 거라 생각한다. 그렇게 따져보니 정말 많지 않은 시간이 남았다. 그마저도 주변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저승으로 가는 사람들의 소식이 들려오면서 점차 위축되어 가는 것 같다.
아주 완전히 남의 얘기라고 생각했던 늙음과 죽음이 이제 가까운 미래가 되어 버린 지금 남은 인생 동안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고, 뭔가 꼭 찾고 싶고,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인류나 역사에 길이 남을 정도는 바라지도 않고, 스스로에게 성취감을 주고 만족할 수 있는 정도라도 좋고 그마저도 아니라면 하면서 정말 즐겁고 기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할 수 있는 것을 찾았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이 정말 배부른 소리처럼 들리는 건 상관없다. 어차피 내 인생이고, 죽을 때까지 행복하게 살고 싶은 게 사람이니까.
누구보다 많이 놀고, 경험했고, 재밌게 살아와서 그런 건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하나도 중요하지는 않다. 그냥 찾고 싶고 건강하게 오래 살다가 아주 나중에 죽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