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지친 어느 날엔 『 안녕한 만남 』

이유신 작가 작품 '안녕한 만남'을 읽고, 주위에 꼭 추천해 주세요

by 아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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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나는 갈대밭에 흩날리는 잎새와 같았다.

살랑거리는 바람에도 이내 흔들렸다.

어스름 짙게 깔리는 저녁 무렵엔,

사시나무 떨듯이 소스라쳐 울기도 했다.

처음부터 마음이 나약했던 걸까?

아니면 마음의 길을 중간에 잃어버려서였을까?

그 시절의 나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주 아팠다.

심한 비염과 축농증으로 늘 두통을 달고 살아야 했고,

수술을 권유를 받았지만 가난한 형편 탓에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

무엇을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형편이란 걸 먼저 알고 있는 어린아이라서,

가슴속 한편에 그 비밀을 숨겨 놓아야 했다.

나이키 신발 한 켤레도, 학교 급식 신청하는 일도, 내게는 그저 배부른 소리였다.

때때로 도시락을 챙기지 못한 날이면, 운동장 한편 수돗가에 입을 대고

세차게 터져 나오는 물을 벌컥벌컥 들이마셔야 했다.

뼛속까지 서늘하게 만드는 그 차디찬 물은 피할 수 없는 현실 그 자체였다.

중학교에 입학했던 무렵 찾아온 내면의 방황은 이후 나를 지독하게 외롭게 만들었다.

마치 미행이 붙은 사람처럼 불안은 늘 내 뒤를 쫓았고,

희미한 안갯속을 거닐어야 했던 나는 불안을 들키지 않으려

고개를 꼿꼿이 들고, 정처 없는 미래를 향해 그저 걷고 또 걷기로 했다.



- 아헤브의 어린 시절-



그토록 아팠던 나의 어린 날들이, 훗날 이 책을 만나기 위한 긴 복선이었을까...




누군가의 좋은 소식이 반갑지 않은 이유


이유신 『 안녕한 만남 』



뉴스에서 참혹한 소식을 접하면 나의 초라한 모습이 잠시 잊혔다.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그러나 TV를 끄면 곧바로 현실로 돌아왔다. 나는 교통사고 이후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데, 친구들은 저마다 멀리 나아가 있었다. 휠체어에 앉아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보였다. 아주 사소한 것에서 큰 것까지 다 부러웠다. 주위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가거나 좋은 직장에 들어가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굳었다. 좋은 일이라 여기고 마음을 다해 축하하고 싶은데 잘 되지 않았다... 친구들과 비슷한 삶을 살다가 완전히 다른 삶이 되었는데 비교되는 건 어쩌면 당연했다... 삶에 변화가 찾아왔을 때 제일 먼저 느낀 감정은 두려움이었다. 처음 휠체어를 탔을 때 현실을 외면하고 싶었다. 사람들의 가벼운 말이 아프게 다가오기도 했다. (16~17p)



살다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종종 마주하곤 한다. 그중에서는 오랜 시간 감내해야 하는 시련도 있다. 내 삶에 최악의 사건이 일어났을 때 처음에는 좌절했고 절망했다. 하지만 극복하지 않아도 괜찮은 일이었다. 삶에 별 욕심이 없다가 또 어느 순간 어떤 모습으로 간절해지면 어떤가. 아파도 아닌 척하지 않고 내 모습을 인정하며 살아가고 싶다. 누군가의 좋은 소식이 반갑지 않았던 이유는 내가 괜찮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나쁜 소식에 마음이 간다면 내가 그만큼 힘들다는 의미다. 반대로 좋은 소식이 간다면 타인의 기쁜 소식에 공감할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마음이 가는 데에 그럴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23-24p)



지나고 보면 견디기 힘들 만큼 아팠던 날도, 벅차게 행복했던 날도 결국엔 내 곁을 떠나지 않고 머무르는 친구와 같았다. 인생은 때로 나를 힘들게 하는 친구일 수도 있고, 버거워 모든 걸 포기하려 하는 날 어떻게 해서든 살리려는 단 한 명의 친구일지 모른다.


힘들었던 날의 기억도,

행복했던 날의 기억도,


저마다 제 각각의 모양과 무게감을 지닌 채, 일평생 나와 함께 어딜 가든지 그 길을 같이 걸어주었다.


이유신 작가의 『 안녕한 만남 』은 운명처럼 내 앞에 나타났다. ('운명'이란 표현을 쓰는 이유는 나중에 밝힐 것이다.) 오프라인 서점만이 줄 수 있는 지적인 분위기와 안락함, 발견이 주는 우연한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 자주 찾는 이곳에서 나는 그녀의 예쁜 책을 만났다. 그날, 한 권의 책과 한 명의 사람이 만나던 그 공간과 찰나는 우리만의 첫 만남의 장소이자 영원히 기억될 역사적인 순간으로 남았다.



처음엔『 안녕한 만남 』이란 단순한 제목과 푸른 연둣빛 색감이 나를 이끌었다. 무엇보다 띠지에 적힌, 내가 평소에 좋아하던 배우 김정난 님의 이름이 단번에 눈에 들어왔다. 프롤로그를 읽어 내려가자마자 잔잔하지만, 힘 있는 문장이 내 마음에 흘러 들어왔다. 아쉽게도 허락된 시간은 오분 남 짓,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재촉해 서점 문을 나서야만 했다. 하지만 다음 목적지로 향하는 내내, 책의 제목과 표지가 잔상처럼 번갈아가며 눈앞에 아른거렸다.


상처가 있는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사랑받으며 자란 사람에게도 권하고 싶다.

이 책은 내가 어떤 사람으로 살아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누군가를 이해하려 애쓰는 일은 결국 나를 이해하는 일이라는 걸 알게 해 준다 _배우 김정난


책을 통해 바쁜 일상 속, 놓치고 있었던 '관계'에 관한 생각을 다시금 일깨웠다.

오롯한 경험이 담긴 글을 읽으며 삶의 방식과 태도를 단정히 하였고, 책 속 이야기에 내 삶을 투영시키니 주변인들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삶과 사랑, 그리고 관계에 관한 이야기.

여러분도 그 안에서 자기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갈 수 있기를 바란다. _배우 강소라



서점을 다녀온 그날 밤, 좀처럼 들지 않는 잠을 이루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결국 방 불을 켜야 했지만, 그 덕에 브런치 앱에서 잠시 글을 읽을 기회를 가지게 되었고, 우연히 글 하나가 내 눈에 들어오게 되었다. 바로 낮에 보았던 『 안녕한 만남 』에 대한 글이었다. 키워드로 조회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이 책을 보게 되었을까? 우연히 내 눈에 들어온 글이었지만 운명이란 단어가 떠오를 만큼 크게 놀랐다. 더구나 책의 저자가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곧바로 작가님의 글에 댓글 하나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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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만남은 우연에서 시작된다 믿는다.



하지만 우연으로 시작된 만남조차, 이후에 어떻게 만들어 가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스토리가 만들어지게 된다. 이유신 작가님은 다음 날 내 글 하나를 읽고 답문 하나를 새로 남겼다. 그렇게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면서, 작가님은 내게 선뜻 번호를 남겨 주셨고, 첫 통화에 이르게 되었다. 장애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만큼의 커다란 고통이 수반되는지를 잘 알고 있었기에 우리의 대화는 금세 한 시간을 훌쩍 넘겼다. 우리는 오직 자기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나만의 이야기를 수화기 너머로 서로에게 들려주었다. 작가님은 22년 전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되어 10년 넘는 긴 암흑기를 거쳤다. 너무나 무기력해져서 아무것도 할 수 없던 10년의 시절을 지났다 했다. 절망 속에서 한발짝도 내딛을 수 없는 마음의 혹한기가 10년을 넘게 지속되었다. 우리가 겪은 고통의 시점은 달랐지만 10년 넘게 재활을 하고 있는 내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열흘 동안 나는 다른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오직 이유신 작가님의 책을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일독하는 데 에너지를 집중했다. 세 번을 읽기까지 꼭 필요한 활동을 제외하고는 글을 쓰지 않았다. 심한 안구통으로 3주 가까이 지독히 힘든 시간을 겪었기에 책을 읽는 시간도, 서평을 쓰는 이 시간도 수월치 않았지만, 가장 힘든 시기에 쓰는 글이라 더욱 애착이 간다.



이유신 작가의 글은 매우 솔직하다. 섬세한 그녀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책장이 언제 넘어가는지도 모르게 된다. 어느 정신과 의사의 책 보다 그녀의 책은 훨씬 실제적이며 호소력이 짙다. 그녀 자신이 통과한 긴 세월의 고통이 응축되어 주관적인 감정을 객관화시켰다. 그녀는 독서라는 매개체를 통해, 인간의 감정을 폭넓게 다루었다. 자신의 상처를 객관화하는 과정을 통해 모든 사람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을 이끌어냈다. 『 안녕한 만남 』은 삶의 주체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의 감정, 책임 모두 결국 나의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그것을 남에게 맡기지 않은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말한다. 또한 슬픔과 상실에 대해 솔직하게 직면하고 갈등 국면에서 빠져나오려고 애쓰기보다는, 그 갈등 안에서 치열한 해결 과정을 겪는 자체가 중요하다 말한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싶은 감정은 지구상 단 한 사람에게도 예외 없는 인류 보편적인 감정이라는 사실을 밝힌다.



저자는 자신의 삶의 여정 속에서 처음엔 놓쳤던 감정을 스스로 이해하는 과정을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그녀의 설명 혹은 묘사를 따라가다 보면 나의 감정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지점에 맞닿는다. 이를테면 "내 경험에 비추어볼 때"라는 표현을 통해 그녀는 주관적인 자신의 감정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경험으로 치환한다. 작가는 우리 모두가 자기 자신의 인생을 방관하지 않고 주체자로서 살아가길 바란다는 마음을 책의 전반에 심어 놓는다. 그 마음을 발견할 때마다 느껴지는 고마움이란 감정이 내겐 참 특별하다.


누구나 그렇듯, 내 마음을 헤아리는 데 어느 면에서 여전히 서툰 나를 조용히 안아준 것은 바로 그녀의 '책' 한 권이었다. 오프라인 서점에 서서 작가의 책을 집었을 때만 하더라도, 나는 그녀의 책에 줄을 긋고, 연달아 세 번 책을 읽게 될지 전혀 예상치 못했다. 그녀가 브런치 작가라는 사실이 책의 날개 부분에 나와 있지 않아, 만약 그녀의 브런치 글을 읽지 못했더라면, 영영 이 책을 다시 펼치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다시 작가의 글방에 댓글을 남기지 않았더라면, 이유신 작가는 내 존재를 몰랐을 것이고, 이후의 통화도 책에 대한 깊은 소회도 서로 나누지 못했을 것이다.



결국 읽는다는 건 관계를 포기하지 않는 일이다.


쓰인 책과 읽는 내가 만나는 그 지점을 넘어, 쓴 작가와 읽은 독자가 만났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이 가능했다는 점을 밝히 말하고 싶다. 그래서 기쁜 마음으로 이 책 한 권을 아헤브의 독자님들께 권한다. 이 책은 내가 서술한 것보다 훨씬 깊은 책이다. 어렵게 다시 손가락을 쓰기 시작한 작가의 지난한 손끝에서 다시 시작된 소중한 이야기는 너무나 아름답고 포근한 한 편의 시와 같이 읽혔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언젠가는 죽음에 이른다.



우리가 언제 이 땅을 떠날지 아무도 모르지만,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숙연한 마음을 가지고 모든 살아 있는 것들과 아름다운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다. 과거에 머물지 말고 현재를 살아야 한다. 그러나 현재만 바라보지 말고 미래를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삶과 죽음, 그 사이에 놓인 기회 속에서 우리는 마주하는 상실마저 사랑하며 살아가려 노력해야 한다. 그럴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어떤 슬픔의 이야기 일지라도 마침내 아름다운 이야기로 꽃 피울 수 있다 믿는다.


인생은 애초에 완벽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오히려 아름다움으로 향하는 발걸음일 뿐이다.

우리는 평생 묻고 또 물으며 살아가겠지만,

인생은 끝내 우리를 그 답으로 이끄는 여정이 될 것이다.



내 상처는 언제쯤 아물까?
우린 왜 엇갈리는 걸까?
나는 사랑이 제일 어려웠지만
사랑이 스쳐간 자리에 남은 건
결국엔 사람이었다
삶은 결국 나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 안녕한 만남 』의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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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최대한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여유가 되시는 분들은 구매해주시고 별도로 지역 도서관에 신청 도서로 등록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 도서관에 문의한 결과, 2026 연초 예산 반영이 이뤄지는 1월 말~2월 초에 보통 도서관 신청 도서로 등록이 가능하다는 점을 전달받았습니다. 이유신 작가님의 북토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작은 힘을 보태드리고 싶습니다. 이 책을 많은 분들에게 추천해 주시고, 판매가 일어나 2쇄, 3쇄가 찍힐 수 있도록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이유신 작가님은 전신마비 상황 속에서 그 질긴 고통을 이겨 내고 결국 손가락 정도를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상황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가님이 북토크에서 여러분들을 만나, 직접 책과 삶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는 날이 내년 초에 속히 왔으면 하는 강한 바람이 있습니다. 이 책 구매하셔서 보신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여러분들의 깊은 관심과 사랑이 이유신 작가님에게 커다란 힘이 될 줄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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