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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호랑이 May 14. 2019

[생후46일] 목욕 그거슨 전쟁

오늘도 무사히 잘 지나갔구나

/생후46일/

매일 밤 우리 집 거실에선 전쟁이 시작된다.

아기는 씻기 싫다고 발버둥 치고, 초보 부모는 그런 아기를 씻기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목욕은 언제쯤 익숙해질까? 아직까지 아기와 부모 모두에게 어려운 숙제로 남아있다.







나.. 지금 떨고 있니?










그렇게 슬픈 눈으로 엄마를 쳐다봐도 소용없단다.

















희온이의 힘이 언제 이렇게 세졌을까?

아니면 살고자 하는 본능 때문일까?

물이 닿으면 온몸에 힘을 주기 시작하는데 진짜 손목이 나갈 것 같다.

(아기를 키우다 보니 남자인 나도 손목이 남아나질 않던데.. 회복 중인 엄마들은 오죽할까)


우리는 둘이서 역할을 나누어 목욕을 시켰다.

처음은 엄마로부터 시작된다. 엄마가 안고 얼굴을 닦이면 아빠인 내가 희온이를 건네받아서 목을 젖히고 머리를 감길 준비를 한다. 엄마는 얼른 희온이 머리를 감기고 수건으로 재빨리 닦아준다. 머리를 감은 후 나는 준비된 아기욕조에 희온이를 넣고 넘어지지 않게 잡아준다. 엄마는 희온이 온몸 구석구석을 물로 씻긴다. 다 씻겼으면 엄마가 아기를 들어 올리고 내가 헹굼물을 아기 몸에 부으면서 큰 숙제가 끝이 난다.


이렇게 씻긴 후 얼른 아기 몸을 닦이고, 크림을 바르고, 유산균을 먹이고, 분유를 먹이면 오늘의 목욕도 마무리가 된다. 희온이의 목욕을 끝내고 나면 오늘도 무사히 잘 지나갔구나 하고 안도감이 든다.















얼른 커서 함께 물놀이도 하고 싶고,

시원한 계곡에 발을 담근 채 수박도 먹고 싶다.


50일이 가까워지는 요즘

아직 갈길이 많이 남았다는 걸 알지만,

하나 둘 작은 욕심들이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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