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우리 딸
/생후 6일/
처음으로 돌도미를 안아봤다.
유리벽 너머로 보다가 실제로 만나니 더 작아보였다. '이 작은 생명체를 어떻게 안아야 하나?' 신생아를 안아본 적 없는 나는 공중에서 손을 허우적 거렸다. 그런 내 모습을 보던 간호사님이 말했다.
"아버님 진정하세요."
옆에있는 수유쿠션을 배에 끼고 그 위에 아기를 눕히면 된다고 한다.
허둥지둥하는 사이에 돌도미를 건내받았다. 옆에있는 아내가 연신 깔깔 웃어댄다. 아직 수술부위가 다 아물지 않아서 웃으면 아프다고 하면서도 배를 잡고 웃는다.
나도 어색하고 돌도미도 어색했던 순간.
그렇게 처음으로 돌도미를 안았다.
/생후 7일/
돌도미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사하는 날.
병원에서 조리원으로 이동하는 날이다. 조리원은 같은건물 윗층에 있어서 내가 짐을 미리 다 옮겨 두고 아기를 신생아실에서 받아서 조리원으로 데리고 가면 된다.
그동안 잘 돌봐주신 간호사님과 살가운 인사를 하고 돌도미를 건내받았다.
"돌도미야, 잘가! 건강하게 자라렴"
처음보는 풍경이 신기한지 포대기에 싸인 돌도미는 계속 두리번두리번.
그런 네 모습이 마냥 신기한 엄마와 아빠.
처음으로 세 식구가 함께 길을 걷는다.
좋은곳으로 나들이 가는 것은 아니지만 기분이 묘하다.
하얀 병원복도 였지만 여느 꽃길처럼 향기롭다.
조리원은 병실보다 훨씬 쾌적했고, 돌도미가 보고 싶을 때 마다 가서 볼 수 있었다.
(그래도 일하시는데 방해될 것 같아서 퇴근하고 하루에 한두번씩만 보러갔다.)
여기서 2주를 보내고 집으로 간다.
그동안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라길 기도한다.
사랑해 우리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