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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하이디!

금요일은 춤으로 시작하는, Friday Fitness

by 메이

아이의 7번째 생일파티. 학교에서 몇 블록 내려가면 있는 커뮤니티센터를 빌려 아이의 친구들을 초대했다. 체육관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놀던 아이들이 이제 테이블에 앉아 케이크의 촛불을 불고 피자를 먹을 시간. 노래를 틀 수 있다고 해서 얼른 플레이리스트를 채워본다. 첫 번째 노래는 고민 없이 ‘Can’t Stop the Feeling!’

노래가 흐르자 아이들이 먹다 말고 일어나선 한순간에 같은 동작으로 춤을 추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금요일 아침마다 Friday Fitness라고 춤을 추는 시간이 있거든요. 이 노래가 그 Friday Fitness 노래예요.”

“아! 혹시 ○○ 학교 아이들인가요? 저도 그 학교 나왔는데, 제가 다닐 때도 Friday Fitness가 있었어요!”

“와, 맞아요! 같은 학교인 것도 신기하고, 오래전 일 텐데도 Friday Fitness가 있었다는 것도 신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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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니던 직장에서는 금요일 아침마다 간부회의가 열렸다. 사무실에서 회의장으로 향하는 부장님들의 잔뜩 굳은 얼굴, 회의가 끝나고 돌아오실 때면 얼굴이 더 망가져 있었다. 긴장과 스트레스로 시작하는 금요일 아침.


하지만 같은 금요일 아침, 아이들의 학교에서는 전교생과 선생님들이 함께 모여 춤을 추며 하루를 시작한다. 날씨가 맑으면 건물 밖에서, 비가 오면 체육관에서, 예전에 배운 춤을 다시 추기도 하고, 새로운 춤을 배우기도 한다. 이 모든 건 하이디 덕분이다.


하이디는 Friday Fitness를 기획자이자 진행자이자 책임자이자, 모든 것! 노래를 정하고, 춤을 짜고, 학생 댄스팀을 구성해 목요일 점심마다 연습을 진행하고, 금요일 아침에는 댄스팀과 하이디가 전교생 앞에서 시범을 보인다. 아이들은 댄스팀을 따라 춤을 배우며 몸을 움직인다. 때로는 담임선생님의 요청이 있을 때 체육 시간에도 직접 참여해 춤을 가르친다. 이 모든 노력과 시간은, 하이디의 자발적인 봉사로 이루어진다. 아무런 금전적 보상 없이, 몇 년째 이루어지는 활동이다.


“대학 때 춤을 전공한 거야?”

“아니, 줌바를 한 번 배운 적이 있는데, 그때가 너무 재미있었어! 그 후로는 노래를 들으면 춤이 그냥 머릿속에서 떠오르기 시작했어.”


원래부터 하던 일도 아니고, 성인이 된 후 갑자기 시작된 일이지만, 하이디는 이 일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그리고 잘 해내고 있다. 댄스팀을 데리고 학교별 댄스 대항전에 나가기도 하고, 학교 행사의 식전 공연을 준비하기도 한다. 여름엔 캠프도 운영하는데, 역시 무료다.


어떻게 이렇게 지속적으로 할 수 있을까. 하이디를 볼 때마다 감탄하게 된다. 아이들이 즐겁길 바라는 마음, 학교 커뮤니티에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력. 무엇 하나 멋지지 않은 것이 없다.


누구보다 큰 키를 가진 하이디는 누구보다 자주 학교에 방문하는 사람이라, 어디서든 쉽게 눈에 띈다. 오늘도 하이디에게, 나는 “하이, 하이디!”라고 인사한다.


그리고 아직 하지 못한 말, 친구들과 함께 춤을 추는 즐거움을 주어서,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노래를 들으면 함께 추었던 기억을 떠올릴 수 있게 해 주어서 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땡큐, 하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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