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는 편지
‘덕업일치’라는 말 알아? 무척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는 뜻이야. 누구나 그렇게 되면 좋겠지만, 누구나 그렇게 되지 않으니 이런 말이 생겨나는 거지. 나 역시 마찬가지야. 엇비슷한 분야라고 생각해서 뛰어든 일이지만 어쨌거나 일은 일일 뿐이지. 글을 읽고 쓰길 좋아하는 사람이 책을 만들면 마냥 행복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더라고. 특히 나처럼 기업이나 기관의 매거진을 만드는 사람들은 더할 거야. 무언가를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책이라는 게 원래 그렇거든. 내 생각이 곧 훌륭한 홍보가 되려면 많은 협의와 고민, 체념이 필요해.
내 아침을 소개해줄까?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아침 식사를 챙겨 먹어. 식단은 대개 삶은 계란 2개와 그릭요거트, 블루베리. 먹고 나서는 드립커피를 한 잔 내려서 마시고 운동을 하는 거야. 저녁보다는 아침 일찍 운동해야 더 힘이 나고 효과도 좋은 것 같아. 그다음은 씻고 출근 준비하는 거지. 퇴근하고 나면 보통 8시 이후야. 밥 차려 먹고 설거지와 청소, 다음 날 먹을 점심 도시락을 준비하고 나면 벌써 시간은 9~10시 사이야. 그러고 나면 2시간 정도 영상 콘텐츠를 보거나 글을 쓰다가 잠에 들어. 참, <최강야구>가 방송되는 월요일은 방송시간이 늦어서 1시 정도에 자는 것 같아. 매일 이런 일을 반복하고 있지.
평일에는 책을 읽거나 글을 쓸 시간이 부족해. 그래서 독서는 출퇴근길, 글은 자기 전 10~12시 사이에 쓰는 것 같아. 주말에 몰아 쓰기도 하지만 쉽지 않아. 직장을 다니면서 남는 시간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게 쉽지 않아. 특히 직장을 다니면서도 꾸준히 쓰고 작품을 발표하는 사람은 정말 존경받아야 해. 웬만한 의지나 열정이 없으면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잖아. 사실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쉬는 게 가장 편한데 말이야. 글 쓰라고 강요하는 사람도 없고 말이지. 글을 쓸 수 있어야 살 수 있으니까 그런 게 아닐까? 나도 요즘 그런 생각이 들거든. 일기라도 쓰지 않으면 근질근질해.
너는 일할 때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냈니? 초밥을 사서 먹고 고양이와 놀았니? 아니면 네가 좋아하는 일에 열중했니? 난 다른 사람들이 퇴근 후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해. 그 짧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좋을까? 뭐, 정답은 없겠지. 인생에는 애당초 정답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 것 같거든. 어떻게 살든 간에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해. 뭘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아. 멍을 때리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든, 친구와 수다를 떨든 말이야. 오늘 하루에 꼭 뭔가를 이룰 필요는 없어. 어차피 행복하려고 사는 거잖아. 이게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뭘 하든 네가 행복하다면 그걸로 된 거야. 난 글을 써야 마음이 채워지니까 그렇게 하는 것뿐이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꿈을 이루지 못하면 실패한 거라 믿고 살았어. 끝도 없이 자신을 학대하고 부추겼지. 그렇게 살다 보니 몸과 마음 다 힘이 들더라. 실패할 때마다 자책하고는 했어. 그럴수록 난 나를 더 갉아먹었어. 내 존재가 점점 작아질 수밖에 없던 이유가 거기에 있었나 봐.
작아지면 안 돼. 넌 언제나 그대로 존재하는 걸 잊지 마. 누구도 널 무너뜨리거나 바꿀 수 없어. 주변에 현혹되지 마. 짧은 휴식시간을 100% 즐기는 최고의 방법? 내가 생각하는 한 답은 한 가지뿐이야. 행복만 생각해. 다른 의견은 무시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