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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의 기억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by 햇살나무 여운


내가 가장 크게 잃어버린 것은 바로 '기억'이다. 유년기의 기억이 거의 없다. 지금은 안다. 어린 시절의 공포와 상처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하나의 방어기제였다는 것을. 안타까운 점은 나쁜 기억과 함께 좋은 기억까지도 묻혀버렸다는 사실이다. 친구들과의 추억, 소중한 이들의 이름, 그리고 가족과의 좋았던 순간들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더 이상 잃고 싶지 않다. 지금 이 순간 내 곁에 있는 소중한 가족, 친구들과 다정한 추억 차곡차곡 쌓아서 혹여 인생에 겨울이 찾아와 잎을 다 떨궈야 할 때가 오더라도 마음의 뿌리만큼은 두텁게 지킬 것이다. 사랑은 남는다.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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