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맛이 뭔지 몰랐던, 그래서 먹는 것에도 별로 관심이 없었던 내가 처음으로 음식을 먹으며 참말로 '맛있다'라고 느끼기 시작한 것은 결혼을 하고서였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이고 싶은 그 마음이 행복이구나, 살 맛 나는 삶이구나 그때 깨달았다. 그중에서 내가 좋아하고 잘 만드는 메뉴는 버섯전골이다. 굳이 맛을 내려고 애쓸 필요도 없고 화려한 솜씨가 아니어도 풍부한 원재료 그대로 맛과 향이 우러나도록 살리고 간만 잘 맞추면 그걸로 충분하다. 이렇듯 담백하고 정갈한 행복이어도 우리는 충분하다. 우리에게 잘 맞는 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