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을 더 이상 구독하지 않고,
새 글 알림도 받아볼 수 없습니다.
안희연 '호두에게'
너의 단단한 진심
단호한 얼굴
너의 한결같은 속도
결코 작지도 가볍지도 않은
완전한 우주
고독을 견디며
깨뜨려지길 기다리는
너의 자세
어느 것 하나
부럽지 않은 것이 없지
나는 도저히 너를
이길 수 없을 것만 같아
나는 물러터지고
늘 쉽게 속을 들키고
쉽게 흔들리고 으스러지고
깊지도 무겁지도 못해
고독은 도저히 못 견딜 것 같고
그런데 있지...
단 한 가지
딱 한 가지
난 있지...
돌이킬 수 있어
넌 한 번 깨지면
돌이킬 수 없지만
난 달라
언제든 몇 번이고
돌이킬 수 있어
그리고 난
깨뜨려지길 기다리지 않아
스스로 깨고 나올 거야
그게 나야
부러웠어, 너의 껍질
깨뜨려야만 도달할 수 있는
진심이 있다는 거
나는 너무 무른 사람이라서
툭하면 주저앉기부터 하는데
너는 언제나 단호하고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얼굴
한 손에 담길 만큼 작지만
우주를 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
너의 시간은 어떤 속도로 흐르는 것일까
문도 창도 없는 방 안에서
어떤 위로도 구하지 않고
하나의 자세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결코 가볍지 않은 무게를 가졌다는 것
너는 무수한 말들이 적힌 백지를 내게 건넨다
자꾸 잊어, 너도 누군가의 푸른 열매였다는 거
문도 창도 없는 방 안에서
나날이 쪼그라드는 고독들을
- 안희연 '호두에게' 중에서
호두에 대한 표현이 너무나도 적절히
잘 표현된거 같아요
요즘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이번주만 지나가면 한결 따뜻해 질거
같아요
겨울은 누구에게나 조금은 견뎌내야만
하는 시기인거 같아요 ~~
오늘도 화이팅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