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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연재 말고, 연대!

함께 기도해 주세요

by 햇살나무 여운


이번 주에도 몽실이네 집에 며칠 작업하러 다녀왔습니다.


몽실이도 자꾸 와서 쓰다듬어달라고 안기고, 어머님도 제법 친숙해지셔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어놓으십니다. 감자를 먹기 좋게 껍질까지 벗겨 어찌나 맛있게 쪄 주시는지 앉은자리에서 세 개나 먹었습니다.


아직 한창 젊어 보이시고 건강한 모습의 어머님께서 하루는 이런 말씀을 꺼내십니다. 늙으면 정말 얼토당토않은, 말이 안 되는 일도 생긴다면서! 따님이 출근하고 하루 종일 집에 혼자 있는데, 그냥 어쩌다 혼자 넘어져서 팔이 부러진 적이 있으셨다고... 아픈 것보다도 너무 황당하고 놀라서 우셨다고... 어떻게 이런 일이 있나, 내가 내 몸 하나 제대로 어찌 못할 정도로 이렇게나 늙었나 싶어 며칠을 눈물을 흘리셨다고...


부러진 팔을 치료받고 퇴원 후 돌아와 가장 먼저 하신 일이 뜻밖에도 친구분들과 모아 온 곗돈을 정리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나중에 여행 가자고 모아 온 돈이 코로나를 지나오며 발이 묶여 제법 큰 금액이 됐는데, 이번 일을 겪으며 언제 어찌 될지 모르는데 '내일 여행 가자'는 말이 다 소용없다고. 장부에 적어둔 걸 당신 말고는 다른 사람은 모르는데, 이번엔 다행히도 팔이 부러졌지만 어느 날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떡하느냐 싶으셨답니다.






브런치에는 연재도 중요하지만, 그 무엇보다 연대가 있지요. 그 연대의 힘을 매일매일 느끼며 함께 꾸준히 쓰고 감동하고 감탄하며 여기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 힘을 더욱 실감하는 요즘이기도 하고요.


늘 한결같이 저를 응원해 주던 제 소중한 친구 가족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친구의 아버님께서 갑작스러운 사고로 위독하시다고 하는데, 남의 일이 아니지요. 평소처럼 아무렇지 않은 듯이 글을 쓸 수는 없어서, 오늘의 불씨는 그 친구에게 건네주고 오고 싶습니다. 아버님께서 부디 무사히 회복하시고 깨어나실 수 있기를 함께 마음 모아 기도해 주세요.


사랑하는 사람들의 오늘 하루하루에 무사와 평안이 깃들기를.

지금 사랑을 말하고, 감사를 전하고, 부디 안녕을 기원하며.

우리 지금을 살아요. 지금 사랑해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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