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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비 Oct 04. 2020

상위인지 훈련(2) 시간의 가격

[8] 메타인지, 시간 관리하기, 스터디플래너 양식 무료 나눔

*자기주도학습(Self-directed learning) : 학습자가 배움의 주체가 되어 스스로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의 인지, 정서, 행동을 점검하고 관리하며 학습 과정을 주도해 나가는 학습활동.

*상위인지(메타인지, 초인지) : 자신의 인지를 관리하고 조절하는 능력.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 지 아는 것. 학습 전략을 계획하고, 실행하고, 점검하며, 평가하는 능력.

상위 인지에 대한 이전 글을 먼저 읽어 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https://brunch.co.kr/@subeenist/12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 능력 향상을 돕기 위해, 이전 글에서는 ‘목표 세우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했다면, 오늘은 두 번째, ‘시간 관리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 내 시간의 가격은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다. 빌 게이츠가 룰루랄라 길을 걸어가는데, 저 앞에 돈 100달러가 떨어진 것이 보인다면, 그가 그 돈을 주울까, 줍지 않을까? 이 가상의 사례에서, 정답은 ‘줍지 않는다’이다. 왜냐하면... 그는 1초에 100달러 이상을 벌기 때문이다.


출처 : ‘빌게이츠’ 나무위키...


그러니까, 그가 가던 길을 멈춰 서서 허리를 굽혀 돈을 줍는 그 찰나의 시간이 100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그 시간을 들여서 100달러를 줍는 것이 손해라는 이야기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지만, 항상 ‘가격’으로 가치를 정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사고방식에 따라서, 자신의 시간에 가격이 있다면 얼마일지 혹시 생각해본 적이 있을까?


나 또한 이런 생각을 해봤다. 어떤 물건을 살 때, 몇천 원 정도 싸게 사기 위해서 좀 더 물건을 둘러보고 여기저기 사이트에 들어가서 비교해보고 검색해보는 과정을 거치기도 하는데, 물론 기왕이면 좀 더 싼 가격에 더 좋은 물건을 산다면 참 좋겠지만, 동시에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비교하고 검색하면서 계속 허비하는 이 시간 동안, 다른 것을 할 수 있을 텐데. 결국 나는 그 시간을, 몇 천 원과 바꾼 셈이구나.


이처럼 우리는 물건이나 서비스의 가격에는 민감하지만, 정작 내 ‘시간’의 가격은 잊고 사는 것 같다. 사실은 인생에서 가장 한정되고 희소한 자원이 바로 나의 ‘시간’ 임에도 불구하고.



# 다시 되돌아보는, 상위인지의 여섯 가지 키워드


내가 나 자신을 관찰하고

자가진단 후 목표를 세우고

성공 전략을 생각하고

실행하며 점검하고

목표를 달성했는지 평가하고

결과를 피드백하는 것.


관찰, 목표, 전략, 점검, 평가, 피드백 등 여섯 가지 키워드의 순환이 바로 상위인지의 핵심이다. 시간관리 방법도, 이와 비슷하게 흘러간다.


먼저 자신이 지금까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었는지 관찰하고, 관찰을 통해 잘하고 있는 점과 부족한 점 등을 진단한 후에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성공시킬 전략을 생각하고, 실제로 시간을 활용하면서 틈틈이 잘하고 있는 점과 부족한 점, 그 이유 등을 점검하고, 목표를 달성했는지 평가한 후에 그 결과를 다시 피드백한다. 이렇게 반복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루틴과 시간 관리법을 조금씩 찾아나가면 된다.


참고로 이 글은 ‘전문적인’ 시간 관리 방법에 대해 자세히 다루는 글이 아니다. 자기주도학습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 필요한 ‘상위인지 능력’을 발달시키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시간’을 인식하고 관리해 보라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어쨌든 그래도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글에서 제시하고 있는 정도만 해도 본인의 생활이 이전과는 달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1. 관찰(★★★★★) : 기록하기


처음부터 본인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 계획부터 세우기보다는, 본인이 먼저 지금까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왔는지 돌아보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매 시간마다 기록하기는 힘들 수도 있으니, 오전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이렇게 하루에 세 번 정도 시간을 정해두고 알람을 맞춰서, 그 시간이 되면 지금까지 자신이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를 간단히 기록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때, 언제든 바로 기록하기 위해서 따로 수첩이나 메모장을 마련하여 적는 것도 좋고, 스마트폰 메모장을 활용할 수도 있다.


공부를 할 때에도, 그냥 책상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아닌, 공부에 집중한 시간만 체크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서 공부하다가 잠시 스마트폰을 봤다면 시간부터 체크해서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인스타그램을 봤음.’처럼 바로 순수하게 공부한 시간만 기록을 해보는 것이다.


문제 해결의 가장 첫 단추는 ‘문제 인식’이듯이, 본인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이후에 관리도 할 수 있고 개선도 가능해진다. 따라서 이 관찰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


+(곁다리) 나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혹시 미디어 이용 조절 능력을 기르고 싶다면, 본인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관찰하고 점검해보는 것도 좋다.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다면 ‘설정 > 스크린 타임’, 안드로이드폰이라면 '설정 > 디지털 웰빙'을 활용해서 본인이 스마트폰에 얼마나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의외로 본인이 하루에 얼마나 많이 스마트폰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가 깨닫는 경우가 많다.

참고로, 비록 몇 년 전의 연구라는 것을 고려해야겠지만, 2014년에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가 발표한 ‘아동 청소년 스마트폰 사용 관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인식도 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2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스마트폰 사용 시간으로 초등학생은 약 55분, 중학생은 약 1시간 30분, 고등학생은 1시간 45분 정도를 권장했고, 주말에는 여기서 약 20~30분 정도를 더 사용해도 괜찮다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본인이 평소에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관찰이 되었다면, 다음으로는 목표를 세운다. 시간별로 무엇을 하자는 계획을 세울 수도 있고, 혹은 ‘어떤 시간을 늘리고, 어떤 시간을 줄이자.’는 식의 목표가 될 수도 있다. 목표를 세울 때에는, 항상 본인의 현재 수준을 고려해야 한다. 무조건 빡빡하게 시간을 계획한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을 지키지 못하는 자신을 탓하게 될 수 있다.



2. 실행, 점검, 평가, 피드백


위에서 세운 목표(시간 계획 혹은 시간 조절)는 달력이나 스케줄러를 마련해서 눈에 잘 보이게 기록하도록 한다. 아래는 내 취향으로 직접 만든 스터디 플래너 양식이다. (*미리캔버스 사이트 이용)


<나비쌤 스터디 플래너 사용 설명서>


*Year.month.date.=공부한 날짜. 칸이 많이 남는다면 그 날의 키워드를 적어보거나 간단한 일기를 쓸 수도 있다.

*Memo = 기타 할 일, 좋은 문장 등 자유롭게 활용!

*Time table = 오늘 하루,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기록.

*Subject = 공부한 주제 혹은 과목

*Time/page = 공부한 시간 혹은 문제집이라면 쪽수

*Content = 공부한 내용/달성 정도

여기서 달성 정도는 ‘O, △, X’ 등으로 표시한다.

 >> 포인트는 ‘△’의 존재이다. ‘X’는 아예 하지 못했을 때만 표시하고, 시도했지만 약간 부족한 경우는 ‘△’로 표시한 후, 실제로 걸린 시간 등을 기록하는 것이다.


*Feedback(★★★★★) =하루를 돌아보며, 잘한 점, 뿌듯한 점, 아쉬운 점, 개선할 점 등을 정리하며 스스로 결과를 평가해보고 피드백한다.


예를 들어 시간 계획을 잘 지켰는지, 혹은 목표한 시간을 잘 달성했는지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몇 시간, 혹은 몇 분이 부족했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하여 기록한다. 그리고 이후 목표 시간을 수정하거나, 목표 달성을 방해한 요인을 어떻게 없앨 것인지를 생각하여 다음 목표를 다시 세운다.


*스터디 플래너 양식 /스케줄러 양식(A5) 파일 무료 다운

(위의 모든 파일들은 자기주도학습을 하는 학생들을 위해 올린 것입니다. 위 파일들의 저작권은 저에게 있으며, 무단으로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 이용하는 것은 금지합니다.)



# ‘낭비’하는 시간?


인생에서 ‘낭비’하는 시간이란 무엇일까? 주말에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침대에서 뒹굴거린 시간이 무조건 '낭비'한 시간일까? 꼭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삶의 의미도 결국 본인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듯, 무엇이 '낭비'하는 시간인지 또한 본인만이 판단할 수 있다. 스스로 판단하기가 망설여진다면, 세상에 널려있는 좋은 문학에서, 좋은 글이나 음악에서, 좋은 영화나 드라마, 혹은 좋은 주변 사람들에게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이 '좋은' 것인지는 배움으로써 알 수 있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모든 것은 되돌아오고 똑같이 반복된다는 '영원회귀'라는 개념을 이야기했다. 그러니까 만약 내 삶이 끝나면, 그대로, 처음부터 정말 단 하나도 바뀌지 않고, 모든 순간이 똑같이 영원토록 반복된다는 것이다. 이 개념에 따르면, 내 인생 전체의 시간(아주 넉넉잡아 100년이라 쳐도)보다 어떤 찰나의 시간(이 시간이 '무한'히 반복되므로)이 더 길어지게 된다.


영원회귀 개념이 진짜냐 거짓이냐를 떠나서, 이 개념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삶을 긍정'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지금 이 시간이 나중에 무한히 반복되어도 좋은가? 내 삶이 계속 반복된다고 해도, '그래 다시 한번 더!'를 외치며 내 삶 속에 뛰어들 수 있겠는가?


이 개념을 접하고, 나는 나의 '시간'에 대해 더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래서 자기주도학습과 상위인지 발달을 위한 시간 관리 방법을 설명하는 글, 마지막 부분에 이 개념을 소개해보았다.


'그래 다시 한번 더!'를 외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살아가는 것.


지금 바로 이 시간부터.



#짧은 사족

오늘 설명한 시간 관리 방법에 관하여, 이와 비슷한 방법을 만화로 표현하신 분을 발견해서 아래에 링크로 첨부했다. 참고하면 좋을듯하다.
https://www.instagram.com/p/CDHJkVyHdph/?igshid=19ieydwgagk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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