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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비 Sep 20. 2020

상위인지 훈련(1) 실패하는 목표, 성공하는 목표

[7] 목표 세우기, 상위인지(메타인지), 자기주도학습

*자기주도학습(Self-directed learning) : 학습자가 배움의 주체가 되어 스스로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의 인지, 정서, 행동을 점검하고 관리하며 학습 과정을 주도해 나가는 학습활동.

*상위인지(메타인지, 초인지) : 자신의 인지를 관리하고 조절하는 능력.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 지 아는 것. 학습 전략을 계획하고, 실행하고, 점검하며, 평가하는 능력.

상위 인지에 대한 이전 글을 먼저 읽어 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https://brunch.co.kr/@subeenist/12




# 상위 인지 훈련을 위한 첫 번째 방법

- 성공 확률이 높은 목표를 세우는 방법


1. 목표는 구체적이고 긍정적으로!

나를 돌아보고,
문제를 인식하고,
스스로 나에게 필요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계획을 실천하고,
잘 되어가는지 점검하며,
목표 달성을 확인하고 평가하는 것.


이러한 것들은 상위인지 능력의 핵심이자 자기주도학습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으며, 훈련이 된다면 누구나 익숙해지고 습관이 될 수 있다.


그런데도 많은 학생들이 이를 어려워하는 것은, 바로 첫 단추인 ‘나를 돌아보고 문제를 인식하고 목표를 세우는 것’이 서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본인이 요즘 너무 늦게 자는 것 같고, 그래서 다음날 아침엔 일어나기 힘들고, 피곤하기 때문에 일찍 자는 습관을 들이고 싶다면, 보통의 학생들은 이렇게 목표를 세운다.


일찍 자기!


목표를 세울 생각을 하다니, 이것만 해도 사실은 매우 훌륭하다. 하지만 자세히 따져보면, 이것은 굉장히 흐릿한 목표이다. 우선 ‘일찍’이라는 것은 주관적인 요소이다. 누군가에게 ‘일찍’은 밤 10시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새벽 1시일 수도 있다. 따라서 ‘일찍 자기’라고만 목표를 세우면, 구체적으로 언제 자야 하는지도 애매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도 모호하다. 그래서 그냥 ‘일찍 자기’라는 목표만 세우고, 그 실천 계획으로 꼭 그렇게 해야지~ 하는 마음만 먹은 경우, 높은 확률로 실패하기 쉽다. 그러면 또다시 목표를 세워도 지키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면서 ‘나는 안 돼...’라는 무기력감에 빠질 위험이 있다.


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목표인지 아주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정확하게 보아야 맞출 수 있다.


-그리고는 바위 위에 빈 깡통을 놓고 50미터 정도 떨어져서는 단 한 발로 깡통을 명중시켰다.
 “전 이 지역에서 제일가는 명사수입니다. 이제 저처럼 총을 잘 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드리겠습니다.”
  그는 바위 위에 빈 깡통을 다시 세워놓고 50미터 정도 떨어진 자리로 되돌아왔다. 그러고는 주머니에서 붕대를 꺼내 자기 눈을 가려달라고 했다. 그는 붕대로 눈을 가린 채 총을 어깨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제가 맞추었나요?”
그가 붕대를 풀며 물었다.
 “물론 빗나갔죠. 총알이 많이 비껴갔어요. 당신한텐 배울 게 아무것도 없을 것 같군요.”
잘난척하던 스승 꼴이 우습게 된 것을 보고 고소해하며 초보 사냥꾼이 대답했다.
 “전 방금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삶의 교훈을 가르쳐드렸습니다.”
베르타의 남편이 말했다.
 “성공하고자 할 때마다 두 눈을 크게 뜨고 집중하며 당신이 원하는 것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알도록 하십시오. 어느 누구도 눈을 감고 표적을 맞출 수는 없었습니다.”

-파울로 코엘료, <악마와 미스 프랭> 중에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즉 목표가 무엇인지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그리면 그릴 수록, 그것을 달성할 확률도 높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일찍 자기’보다 더 좋은 목표는 다음과 같다.


 밤 11시 전에
(객관적 시간)
스마트폰 멀리 두고 불 끄고 침대에 누워서
(수면을 돕기 위해서 해야 하는 행동)
자기


이처럼 목표를 세울 때에는 주관적 요소를 빼고, 어떤 수치처럼 관찰이 가능한 구체적 요소를 넣어야 한다. 또한 ‘12시 넘어서 자지 않기’보다는 ‘12시 전에 자기’처럼, ‘~않기, 말기’와 같은 부정어나 부정적인 단어가 들어가지 않은 ‘긍정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 좋다.



2. 목표 쪼개기! (+공유하기)

위와 같이 ‘구체적이고 긍정적인’ 목표를 정한 후에는 이를 자신이 소화할 수 있도록 적절히 ‘쪼개는’ 것이 필요하다. 너무 큰 것을 한 번에 삼키려고 들면 체한다.


먼저, 시간을 쪼갠다.

‘달성 시기’를 되도록 짧게 여러  반복하도록 정해두는 것이다. 아주 짧게 정한다고 하면 단 하루도 괜찮다. 안 하는 것보다야 나으니까, 하루만 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하고, 그 하루를 성공하면 내일 하루만 더 해보자는 식으로 늘려갈 수 있다.


한 달 동안 일찍 자야 한다고 생각할 때 느껴지는 부담과, 딱 사흘 혹은 일주일 동안만 일찍 자자고 생각할 때 느껴지는 부담은 다르다. 그리고 이렇게 정한 기간마다 자신이 목표 달성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는지, 잘 달성했는지 결과를 평가하고 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 따라서 앞의 목표를 다시 정하자면, ‘일주일 동안 11시 전에 스마트폰 멀리 두고 불 끄고 침대에 누워서 자기.’가 된다.


그리고, 행동을 쪼갠다.

'큰 목표'와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작은 목표'라는 개념을 적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한 달에 책 2권 읽고 독서 감상문 쓰기’라는 큰 목표가 있다면, 이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행동들이 필요할까? 우선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야 한다. 언제, 하루 몇 분, 혹은 몇 쪽씩 읽어야 한 달에 2권을 다 읽을 수 있을까? 본인의 속도를 생각해서 정해볼 수 있다. 또한 책을 읽으면서 포스트잇으로 인상 깊은 부분을 표시하거나 메모를 한다면 감상문 쓰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00일에 도서관 가서 책 구경하기/ 책 빌리기’, ‘하루에 50쪽씩 읽기’, ‘책 읽으면서 인상 깊은 부분 포스트잇 붙이기’, ‘읽으면서 포스트잇에 메모하기’ 등의 작은 목표를 세울 수 있다.


이처럼 작은 목표를 구체적으로 여러 개 정할수록, 큰 목표를 달성할 확률도 높아진다. 뿐만 아니라 혹시나 큰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라도, 하나의 큰 실패만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 속에서 작은 여러 개의 성공을 돌아보면서 성취 경험을 할 수 있다. 비록 한 달에 책을 2권 다 읽지는 못했어도, 적어도 하루에 50쪽씩 몇 번 읽었다는 작은 목표의 성취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결과적으로 목표가 실패했어도 그 원인을 분석해서 다음에는 성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기대를 높일 수도 있고, 그런 마음가짐으로 계속 도전한다면 분명 성공할 것이다.


이렇게 구체적이고 긍정적인 목표를 세우고, 작은 목표까지 세웠다면, 자신의 목표를 자신을 지지해줄 수 있는 사람들에게 공유해 보자. 자기 혼자 몰래 지키는 약속보다, 여기저기 소문을 냈을 때 그리고 응원을 받을 때, 책임감이 더 높아지고 목표를 달성할 확률이 높아진다.



# ‘노력하면 할 수 있고, 한다면 나한테 좋은’ 목표를 세우자.


대표적인 동기 이론인 Wigfield&Eccles의 ‘기대X가치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무언가를 할 때 본인이 그것을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 기대 요인과, 그 성공에 개인이 부여하는 가치 요인이 높을수록, 더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쉬운 말로 하자면, 본인이 할 수 없을 것 같고, 해도 노력한 만큼의 가치가 없을 것 같다면, 안 한다는 소리다. 따라서 어느 정도 노력하면 할 수 있을 것 같고, 하면 큰 가치가 있다고 스스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위에 설명한 ‘구체적이고 긍정적인 목표 세우기’, ‘목표 쪼개기(+공유하기)’ 등의 방법은 ‘기대 요인’을 높이는 방법이다. 무조건 무모하게 큰 목표를 정한다고 해서 좋은 것도 아니고, 노력할 필요도 없이 얻어지는 낮은 목표를 정한다면 달성해도 소용이 없다.


그리고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나에게 무엇이 좋은지, ‘가치 요인'을 계속 떠올릴수록,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동기가 높게 유지될 수 있다. 따라서 이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을 3가지 이상 구체적으로 생각해서 목표와 함께 적어보고,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외에도 목표를 달성했을 때의 상과 벌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으나, 오늘의 포인트는 ‘목표를 세우는 방법’이기 때문에 생략하겠다.


여기까지, 제대로 된 '목표 세우는 방법'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자신의 현재 수준과 상황을 생각해서
적절한 목표를 잡되,
최대한 구체적이고 긍정적으로,
시간과 행동을 쪼개서 정하며,
목표를 달성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것들을 함께 적을 것.

위의 내용을 잘 정리하여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눈에 보이는 곳에 붙여놓을 것.

지키지 못한 것과
지키다 만 것과
잘 지킨 것을 구분하고
표시하며 점검할 것.


처음에는 잘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시도해보는 것을 통해 상위인지 능력을 훈련할 수 있다.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돌아본 후에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보는 것,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하는 것, 성취하기 위해 노력해보는 것, 무엇을 잘했고 무엇이 부족했는지 점검해보는 것, 이 모든 것이 본인을 성장시킬 것이다.


아래 사진은 이번 1학기를 마무리하면서 여름방학 직전에 우리 반 학생들에게 한 번씩 작성하게 한 학습지이다.


어설퍼도 열심히 써 본 목표들...


무엇보다도 목표를 정하고나면, 그것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자기 자신을 스스로 칭찬하자. 이 글을 끝까지 읽은 당신이라면, 분명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을 것이다.




*자존감

https://brunch.co.kr/@subeenist/43


*정서

https://brunch.co.kr/@subeenist/47


*학습 동기

https://brunch.co.kr/@subeenist/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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