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겨울은 여전히 숲과 도심을 차갑게 감싸고 있었지만, 그 차가운 땅 속에선 이미 새로운 생명의 징후가 자라나고 있었다. 눈 속에 묻힌 작은 새싹들이 서서히 고개를 내밀며 봄의 도래를 기다리고 있었고, 나무들은 그 작은 싹을 바라보며 속 깊이 기쁨과 희망을 느꼈다.
"느티"는 한겨울에도 자신의 뿌리 근처에서 자라나는 작은 새싹을 발견했다. 그는 그 싹을 보며 묵직한 감동을 느꼈다. 눈과 얼음 속에서도 그 작은 싹은 생명을 움트며 겨울을 이겨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느티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이렇게 작은 싹이 이 겨울 속에서도 자라나고 있구나. 이 작은 생명들이 언젠가는 우리처럼 큰 나무가 되어 사람들에게 그늘과 쉼을 주겠지.”
그때 "벚아"가 느티의 옆에 다가왔다. 벚아 역시 땅 속에서 새롭게 자라나는 작은 싹들을 바라보며 감탄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형님, 저 작은 새싹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겠어요. 이렇게 차가운 땅 속에서 스스로를 밀어 올리다니, 어쩌면 우리도 그들의 강인함을 배우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느티는 벚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맞아, 벚아야. 우리도 언젠가 이 작은 새싹처럼 약하고 보잘것없었을 거야.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가 이렇게 자라났듯이, 저 작은 싹도 언젠가 그 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게 되겠지.”
그때 숲 속의 "소나"가 벚아와 느티의 대화를 들으며 다가왔다. 소나는 여전히 푸른 잎을 간직한 채 겨울을 견디고 있었지만, 자신이 지닌 푸르름과는 또 다른 신선한 생명력에 마음이 설레었다.
“이 싹들은 아직 작고 여리지만, 그 안에 우리가 가진 것과 같은 생명의 힘이 들어 있는 것 같아. 그들이 자라나면 우리와 함께 숲을 이루게 되겠지?” 소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조용히 속삭였다.
벚아는 소나의 말에 깊이 공감하며 대답했다. “네 말이 맞아, 소나야. 이 작은 싹들은 언젠가 우리가 했던 것처럼 사람들에게 위로와 기쁨을 줄 거야. 우리가 자라면서 배운 것들을 이들도 같은 방식으로 배워나가겠지. 지금은 작아도 그 안에 담긴 가능성은 무한한 것 같아.”
소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언젠가 자신 곁에 새로운 친구들이 늘어날 날을 기대했다. 그 작은 생명들이 자라면서 숲을 채우고, 더 많은 이들에게 자연의 위로를 줄 생각을 하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잠시 후, 은비가 느티와 벚아, 소나의 대화에 조용히 끼어들며 말했다.
“저 작은 싹들은 눈 속에서 자라나는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몰라요. 얼음과 눈을 밀어내며 자라나고 있는 저 모습을 보면, 우리도 이렇게 한 해를 견뎌내고 다시 새로워질 수 있다는 용기를 얻는 것 같아요.”
느티는 은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작은 싹은 단지 새 생명이 아니라, 나무들에게도 다가올 새로운 계절과 새로움의 가능성을 상징하고 있었다. 그들은 한 해 동안 서로의 존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이제 그 작은 새싹을 통해 또 다른 희망과 용기를 얻고 있었다.
그날 밤, 나무들은 그 작은 새싹들이 주는 희망을 마음에 새기며 조용히 서 있었다. 겨울은 여전히 차갑고 고요했지만, 그들의 뿌리와 가지 속에는 이미 다가올 봄의 생명이 깃들어 있었다.
“저 작은 싹들이 자라날 날을 기다리며, 우리도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하자. 이 땅 속의 모든 생명들이 하나가 되어, 다시 한번 새로워질 수 있도록.” 느티는 그렇게 속삭이며 친구들에게 고요히 다짐을 전했다.
벚아, 은비, 소나, 그리고 밤이는 느티의 말을 듣고 각자의 자리에서 새롭게 태어날 생명들을 바라보며 자신들도 그 기쁨을 함께 느꼈다. 겨울 속에서도 생명은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었고, 그들은 그 안에서 다시 올봄을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