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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게 빌어서

by ㄱㄷㅇ

잠들지 못한 새벽을 세기도 벅찰 때쯤

나의 밤은 무엇보다 슬프다는 사실을


아주 무거운 공기에 짓눌리듯이

슬픔에 몸을 겨눌 수 없음을


숨이 쉬어지지 않고

가슴을 조이는 통증이 점차 심해짐을


미움받기를 선택한 삶에

누구보다 사랑을 갈구하고 있음을


알았다.

깨달았고

울었다.

무서웠고


빌었다.

슬픔에도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짙은 새벽에, 아픈 마음을

슬픔에게 빌어서

그저 포기 못한 생의 한 걸음으로 나아가기를,

슬픔에게 빌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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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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