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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이별이 묻어서

by ㄱㄷㅇ Feb 20. 2025

어떻게 말을 전해야 할까.

곱씹어 보면 한 마디 건네는 것도 어려워했어


온전히 나를 사랑하라던 너의 말에 나는 화가 났지

누구보다 나는 나를 사랑했으니까

그것이 애증이었어도 누구보다 나를 아꼈으니까


그래서 피했던 걸까 

상처받기가 두려워서, 

이미 나에게 너무 많은 이별이 묻어서


그래서 너를 마주하지 못했던 걸까

낡아버린 시간 속에서 

우리는 점점 희미해지고 


낯선 사람의 얼굴로 변해버린 네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너에게 묻고 싶어지기도 해.


나를 사랑하라던 너의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고. 

나는 나보다 더 소중한 것이 없던 사람이라고.

그런데 왜 나를 떠나갔냐는. 그런 질문들을


변하지 않는 건 없다고 그랬지. 

불변이란 건 우주라는 세계에서 존재하지 않으며

시간조차 흐르는 것이 아니라고.


너의 말을 곱씹어볼 때마다 

나는 어렴풋한 감각을 느껴

네가 내 옆에 있는 것 같다는 그런 존재의 의미를


한 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

언제라고 말하지 않는 우리의 끝이

우리라는 존재가 희미해지는 순간에 이르러서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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