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게 닫혀있는 문.
삐그덕 거리는 소리만이 바람에 흩날리고
지나간 흔적은 풍파에 깎인 면
그리고 쌓인 편지와 함께한다
누군가의 부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지나간 며칠 동안 이곳에선 울음소리가 가득했으니
아마 떠나간 존재를 그리워하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낡은 문은 열리지 않는다.
오로지
폐쇄의 기능만을 위해 존재함으로
이미 빠져버린 나사는 많은 것이 갈려 나가
같은 바람을 맞이하지 못한다.
다만 조금씩 새어나가는 모양을 하곤
안으로 들어가려는 마음을 가로막는다
가로막아, 나아가질 못하게 하고
새어나가는 것들을 위한 듯 벼린 눈을 하고 있다
많은 것이 사라졌다
비와 바람 그리고 시간 속에서
허튼 웃음을 짓질 못하게
스러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