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그저 오는 것
지난 월요일부터 새로운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일주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아주 정신없고, 긴장한 상태였는데요. 금요일 저녁이 되어서야 편한 숨을 쉬었던 것 같습니다. 나이가 먹어도 처음이라는 순간이 긴장되는 건 어쩔 도리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예전보다는 덜 긴장하고 더 수월하게 지내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적응의 시간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었는지 적어보겠지만, 당분간은 일에 집중하느라 정신없을 것 같습니다.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 앞서기도 하고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자주 되새기곤 합니다.
부쩍 날이 따뜻해졌습니다. 다음 주에 잠시 추워진다곤 하지만, 봄이 왔음을 여실히 느끼고 있어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깥 날씨마저 얼어붙어 있었다면 몸의 긴장과 마음의 긴장이 쌍으로 난리였을 것 같거든요. 아주 찰나 같은 봄이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을 소중히 여기는 것. 꽃은 필 것이고, 지금의 꽃잎은 그저 지금에 존재한다는 것. 이다음은 조금은 후에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들 지금을 소중히 여기시길 바랄게요.
파도는 사랑과 같아서
그저 밀려왔다가
나를 휩쓸리게 하고
다시 멀어져
나를 저리게 하는 것
온전히 파도에 몸을 맡기다가도
점점 멀어지는 땅을 보게 됩니다
온전한 내가 있는 곳을.
잔잔했다가도 거칠어지는 파도는
땅까지 오게 되면 하얗게 부서지고
파도에 스며들어버린 나는
손 쓸 수도 없이 파도와 함께
바다의 중심으로 나아갑니다
망망대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시 땅으로 돌아가도록
기도하는 것뿐이어서
나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건 없기에
멀어져 버린 곳을 바라보며
부서지는 파도를 바라봅니다.
사랑은 파도와 같아서
그저 밀려와
나를 휩쓸리게 하고
다시 멀어져
나를 저리게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