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히지 않는 간극에서 찾는 것
3-4년 만에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는 느낌을 받는 것 같습니다. 수요일이 되면 벌써 수요일이야? 하고, 그럼 곧 금요일이겠네.. 하는 생각을 해요. 나이를 먹으면 점점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고 느낀다고 하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는 경험의 차이인 것 같기도 합니다.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할수록 경험의 순간이 빠르게 흘러서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아요.
저는 책을 읽는다곤 하지만 한 권을 무척이나 오래 읽는 편이어서, 정작 한 달에 한 권이상 읽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텍스트를 읽는 속도가 많이 느려지기도 했고, 시간을 내어 책을 읽어야 하는 때에 가만히 누워 핸드폰을 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순간, 그러니까 늦은 밤 책을 옆에 두고 핸드폰을 보는 순간에 한 번씩 그런 생각을 합니다. 취미가 뭐예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 독서라고 하면 안 되겠다. 하는, 사실 제 취미는 침대에 붙어서 릴스를 보는 것입니다.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요.
최근에 백수린 작가님의 봄밤의 모든 것이라는 소설집을 샀습니다. 이번 책은 봄이 다 가기 전에 읽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부디 다음 주 이 시간엔 책을 다 읽었다는 글을 적었으면 좋겠습니다.
영원이 축복이라는 말은 모두 거짓이야.
우리는 끝이 있기에 지금을 최선을 다해 사는 거니까,
아무것도 하기 싫고 침대에 딱 붙어 있는 것도 잠깐일 뿐
해야만 하는 것들이 나를 재촉하지.
어서 빨리 허리를 피고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그래야만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고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고 하는 것처럼.
영원은 저주이지.
사랑하는 것들을 잃어본 사람이라면 깨달을 수밖에 없는 명제야.
그렇다면 순간은? 찰나에 불과한 그때를 기억하기 위해 애쓰는 나를 보면서
누군가는 비웃고, 누군가는 안쓰럽게 쳐다볼 때
나는 어김없이 무너지고 말아.
필요하다면 지금을 기억해야만 해.
언제를 기억하고, 언제를 소거할 수 있는지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하나부터 열까지, 그러니까 내가 태어난 이후 첫 기억부터
온전히 내가 갖고 싶은 순간들만 기억하고 싶다고 했던 적이 있지.
그때 네가 나에게 했던 말을 기억해.
그러면 온전한 사람으로서 삶을 살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내가 했던 실수를 모두 잊는다면 그건 그저 이기적인 인간일 뿐이라는 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