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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밝고바른 Nov 12. 2023

세상으로 나아가기

취미부자의 길

1. 목표 수집가


목표의 생애주기는 탐색기-생성기-성장기-정체기-성숙기로 이루어져 있다. 목표 탐색기는 그때그때 관심이 가는 것을 미루지 않고 시도해 본다거나 원데이 클래스를 통해 글 분야에 대한 얕은 이해를 가지는 것 정도가 포함된다. 충분한 탐색기를 가져야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고 나에게 맞는 목표와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시간을 선택하는 기술 블럭식스> - 정지하


어쩌다 커피 한 잔에 담았던 희망은 나를 살렸고 그 후로도 날마다 새롭고 다른 마음을 담았습니다. 대부분은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가 되어주고 싶다는 소망들이었지만 나날이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는 묵은 열망도 있었지요.


마음에 닿는 변화는 우연히 시작되었습니다. 어느 가을날 라탄공예를 접하게 되었거든요. 손 끝으로 만들어지는 모양과 눈에 보이는 변화들은 재료가 손에 파고드는 강도만큼이나 몰입하게 했습니다. 언젠 느껴본 감정이라고 생각했는데, 처음 가야금을 켜보았던 때가 기억이 났습니다. 손가락 끝이 아픈 만큼 고운 소리를 얻었던 뿌듯한 기억이었습니다. 매끄러운 건반이 손에 닿는 피아노와는 다른 매력으로 기억 속에 분명히 남아있었나 봅니다.


부지런히 다듬는 만큼 생각하는 모양이 나왔고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게 작업을 하고서 잠에 들었습니다. 매일 두 번의 퇴근을 맞이하고 또 새로운 삶이 생긴 셈이었죠. 

사진첩에 남아 있는 라탄공예 결과물들(사진. 밝고바른)

유튜브와 나와 새벽이 하는 일이라 자세히 뜯어보면 어색한 구석은 있겠지만 시간을 들이면 뭐든 못할 것은 없습니다. 상상하는 대로 일단 만들다 보면 뭐라도 만들어 내는 법이지요. 라탄공예를 시작으로 코바늘, 찰흙, 레진, 페인팅, 가죽 등 보이는 대로 뭐든 만들어냈습니다. 손재주는 없지만 엉덩이가 무거운 덕에 사진으로 남길 수가 있었어요.

어쨌든, 공예(사진. 밝고바른)


2. 계절이 주는 기대감


두근거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겨울을 지나 봄을 만났습니다. 여러 색으로 표현되는 봄은 우리에게 세상이 다시 시작된다는 희망을 주는 것 같아요. 겨우내 몰입을 통해 자유를 느꼈던 나는 봄이라는 계절을 만나고서 전보다 더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날을 보냈습니다. 일상에 여유가 생긴 덕에 관심이 가는 일에 즉각 빠져들 수도 있었고요. 


마음에 담은 관심사들에 살을 붙여가며 하나의 큰 나무를 만들어갔습니다. 아직은 햇살이 그대로 비쳐오는 가느다란 나무였지만 꽤나 안정감 있는 그늘이 되어주었습니다. 멀어져 가는 수평선만큼 관심사는 더 많아졌고 자그마한 성과들과 함께 나의 목표들을 성숙시켜 갔거든요.

22년의 봄(사진. 밝고바른)


3. 타인을 위한다는 것


그 봄은 우연히 맡은 새로운 일들을 통해 많은 성취를 얻었습니다. 다른 사람을 도와주기 위해서 혹은 여러 사람을 위한 아이디어를 생각하면서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는 기회들을 만나게 되었거든요.


나 홀로 가지고 있던 단편적인 생각들은 좋은 사람들과의 즐거운 대화를 통해 절묘하게 연결이 되어 빛이 났고 그 과정들이 모여 나의 단 하나의 가치를 선명하게 보여줬습니다. 소통을 하며 타인의 관심사, 생각들을 모으는 과정은 새로운 관점에서 상황을 통찰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지요.

우연히 만난 퍼실리테이터 교육(사진. 밝고바른)

사회초년생 시절 비슷한 일을 했었고 좌절을 겪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아무런 배경도 교육도 없이 바로 일을 하게 되었고 '총체적 난국'이라고 표현할 만큼 크게 넘어졌었어요. 이 일은 나와 맞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약 8년 뒤 교육을 통해 만나게 된 거죠. 이제라면 잘할 수 있겠다. 내가 바보는 아니었구나. 지난날의 나에게 위로를 건네는 동시에 치유를 받았습니다.


타인보다 자신을 먼저 챙기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지만 가끔은 다른 사람을 위한 행동이 자신에게 돌고 돌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목에서 좋은 사람들과의 대화를 겸비한 커피 한잔, 산책은 좋은 통로가 될 수 있을 겁니다.

대화를 곁들인 커피 한 잔과 산책(사진.밝고바른)


남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남에게 향수를 뿌리는 것과 같다.
뿌릴 때 자기에게도 향수가 묻어나기 때문이다.
- 탈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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