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릿속과 마주하기
중대뇌동맥에 심한 동맥 협착이 관찰되고 그 말초부 동맥 가지들의 혈류도 상당히 감소되어 있어 모야모야병을 우선 감별해야 함.
의사 상담 요망.
증상은 검진결과를 받기 1년 전인 2020년의 여름에 시작되었다. 가끔씩 왼손 약지 끝 마디의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동상에 걸린 듯 경계가 느껴졌고 두 아이의 출산과 육아로 어깨나 손목이 좋지 않은 것이라 생각했다. 이런 증상은 손가락 전체로 손날을 타고 팔과 겨드랑이 쪽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정형외과를 방문했지만 큰 이상은 없었고, 반복이 될 때마다 조금씩 심해졌다. 저린 증상과 함께 갑자기 말문이 막혀 침만 삼키게 되거나, 내가 하고 있는 말이 머리가 울려 잘 들리지 않았다. 점점 심해져 어지러워 토할 것 같았고, 말을 할 때 발음이 잘 되지 않았다.
다행히도 방에서 누워서 심호흡을 하면서 쉬면 금방 회복이 되었다. 이런 증상은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였다. 가장 마지막의 경험은 어지러워 토할 것 같아 쉬러 이동하는 동안 왼쪽 다리가 움직이지 않아 넘어질 뻔했고 한참을 쉬어야 했다. 근처의 신경외과에서는 남편과 둘째 아이를 동반한 나에게 스트레스받는 일이 많은지 물었고 그때까지도 횡설수설 정신없어하는 나의 상황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나의 증상은 거짓말 같이 끝이 났다.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잃으면,
온 세상이 나의 적이 된다.
- 랄프 왈도 에머슨(미국,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