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뭇머뭇, 멈칫
제 아픔을 마주하기가 버거웠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아픔을 뒤로한 채로
방향을 틀어서
무언가를 열심히 하거나
아픔을 뒤로한 채로,
타인의 아픔을 보는 일
그러나
아픔을 뒤로한 채로
각자의 삶을 사는 것보다
아픔을 뒤로한 채로
타인의 아픔을 보는 일만큼이나
필요한 일은
제 아픔을 마주하는 일
각자의 아픔을 마주하는 일보다
더 의미 있는 일은
서로의 아픔을 마주하여
쓰다듬는 일
여전히 저는 제 아픔을
마주하기가 어려워서
머뭇머뭇, 멈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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