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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월애 Jun 28. 2019

엄마도 예전엔 날씬했단다...

짱구의 뼈 때리는 한마디!

지난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짱구네 유치원 5월의 테마가 "결혼"이었다. 첫 번째 주는 결혼식을 직접 해 보는 시간은 갖고 서로 역할까지 정하기도 했다.  내심 짱구가 신랑 역할을 했으면 바라며 물었더니 짱구는 신부 측 쿠폰 나눠주는 신부 친구 역할이란다. 조금은 실망하며 왜 그 역할이 하고 싶었어 물었더니 선택할 때 나름 심각했다.


엄마! 내가 나중에 누구랑 결혼할지 아직 정하지 못했는데 벌써 결혼을 하면 어떻게 해. 그리고 쿠폰 나눠주는 게 얼마나 중요한데. 결혼식날 온 손님들한테 초콜릿이랑 사탕 나눠주면 얼마나 좋아하겠어.

 그렇지. 아직은 초콜릿이나 사탕이 더 좋을 나이지. 실제로 결혼식날 5살, 6살 동생반 아이들이 초대되어 결혼식 방명록 쓰게  하고 초콜릿 쿠폰 나눠주느라 정신없는 짱구의 사진을 보며 또 한 번 웃었다.


문제는 그다음 주에 일어났다. 유치원에서 이번엔 엄마 아빠의 결혼식 사진을 가져오란다. 이왕이면 예쁜 사진을 보내야겠다 싶어 이젠 옷장 구석에 처박혀 먼지까지 앉은 웨딩앨범을 꺼냈다. 짱구 마음에도 들어야 할 것 같아 같이 고르자 했는데  몇 장 넘기더니 짱구의 다소 놀란 듯 높아진 톤이 내 뼈를 때린다.


" 엄마! 엄마 맞아? 아빠는 맞는데 엄마는 아닌 거 같아"

"엄마 맞아. 화장을 하고 예쁜 드레스를 입어서 그래"



엄마가 이렇게 날씬했어?


그렇다. 나도 결혼 전에는. 아니 짱구를 임신하기 전까지는 정말 날씬했다. 임신을 하고 임신중독증 때문에 갑자기 살이 찌기 시작하더니 10달 내내 먹지도 못했는데 마지막엔 25kg이 불어 있었다. 그래도 짱구를 낳으면 괜찮겠지 기대했건만 짱구가 3.33kg으로 태어났는데 내 몸은 3kg뿐이 안 줄어 있었다. 그 후로 아무리 운동을 하고 식사를 조절해도 아직도 10kg이 남아있다.


예전에 학생 한 명이 나에게 "선생님! 아이 낳고 나면 5kg씩 남는데요. 그래서 우리 엄마가 저희 삼 남매 낳고 15kg이 찌신 거래요."라고 말했을 때 내가 얼마나 뭐라 그랬던가. 난 뺄 수 있다고! 두고 보라고! 그런데 지금 난 그 학생 어머니의 말씀대로라면 아이 둘은 낳았어야 한다...ㅠㅠ


 


그래서 돌입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한다는! 한 달만 해도 효과가 나타난다는 바로 그 다이어트!


간! 헐! 적! 단! 식!


일단 식탐이 없고 먹는 걸 그리 즐기지 않는 나는 어려운 도전도 아니었다. 다만 예전에 수업을 하고 늦게 끝나면 출출해서 늦은 시간에 간식을 먹는 버릇이 있었는데 그 시간만 잘 지나가면 성공! 처음엔 10시만 되면 뭘 하나 먹어야 할 것 같아 냉장고 앞을 서성이다 안 되겠다 싶어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일을 하자 마음먹게 되었다. 처음엔 그냥 무조건 4시 이후엔 물 이외에는 아무것도 안 먹었고 아침은 원래 먹질 않으니 힘들지 않게 다이어트를 시작했고, 조금 시간이 지나 몇 시까지 안 먹으면 되는 건지 검색을 해보니 16:8 법칙만 지키면 되는 거라고... 16시간 공복에 8시간은 평소대로 식사하라고 해서 가끔은 저녁을 먹고 16시간이 되는 시간에 맞춰 점심을 먹는 식으로 진행을 했다. 운동은? 안 했다. 일단 식사량이 줄어드니 힘이 빠져서 운동할 엄두가 나질 않더라. 


그리고 한 달이 넘어 지금은....


살이 빠졌다. 아직은 무서워서 체중계에 올라가 보질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주위 사람들이 다들 날씬해졌다고 반응이 좋고, 용기를 내어 예전에 입었던 예쁜 옷들을 입어보니 꽉 끼기는 하지만 그래도 들어간다. 야호!!! 확실히 살이 빠지니 몸이 가볍다. 아직은 살이 쪘을 때 샀던 옷을 입지만 그래도 헐렁하니 입으면서도 씩 한번 웃어본다. 언젠가 너희들이랑 이별이다. 얼마 남지 않았다 얘들아. 그동안 고마웠어하며 작별 인사를 할 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나는 간헐적 단식을 이어간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도 울 짱구는 내 배를 만지며...


아이고! 우리 엄마 많이 날씬해졌네. 조금만 더 빼면 되겠네.


너 내 아들 맞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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