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는 때때로 우리를 답답하게 합니다.
앞이 보이지 않아 불안해지고, 방향을 잃은 채 잠시 멈춰 서게 합니다.
한 번은 새벽 녘 도로를 운전하고 나갈 때 낀 안개 속에서 잠시 앞으로 나가는 일이 몹시나 두려웠습니다. 속도를 늦추고 비상등을 켠 채로 무사히 안개 낀 터널을 지나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안개 낀 이유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안개는 차가운 공기 위를 따뜻한 공기가 스쳐갈 때 생기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결국 그 불투명함의 시작엔 언제나 ‘따뜻함’이 있었습니다.
막막하고 답답해보였던 그 안개도 공기의 흐름을 바꾸기 위한 것이었으니 오히려 긍정의 신호에 가까웠습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껴 있는 안개를 사랑해야 합니다. 우리의 앞날에 낀 불확실성과 답답하게 헤매는 차가운 시간들은 우리가 아직 살아있음으로 느끼는 따뜻함의 온도차 때문일 것입니다.
안개가 걷히면 시선의 방향이 열리고 공기의 흐름도 달라질 것입니다. 그 풍경은 이전보다 더 맑고 단정하게 얼굴을 드러낼 것입니다.
모두가 앞에 있는 안개 낀 시간을 무사히 지나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지금은 조금 답답하고 흐리더라도,
이 안개가 지나고 나면
당신은 더 빛날 것이니까요.
안개마저도, 그리고 그 안개 속에 피어날 우리의 날들을 기다리며.
지금은 더 힘을 내고 안개낀 시간을 지나갈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