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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이가 더 마음 아플 것인데, 내가 가지 말라고만 했네.
나를 두고 가버리다니 매정한 사람, 무정한 사람이라고
심하게 욕만 했네.
그리 가버리면 나는 어찌 먹고살라고
끝까지 책임만 운운했네.
가고 싶어 가는 사람도 아닌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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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이렇게 쉽게 갈 수가 있나
그렇게 사람 명이 쉽게 끊어지냐는 말이야
아침까지 멀쩡하던 사람이 주검이 되어 돌아왔어
등산 간다고 나간 사람이 죽었다는 거야.
사인은 심장마비라네.
날 좀 따뜻해지면 나가라니까.
그러게 혼자 가지 말라니까.
나는 또 원망만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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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어 버렸어.
아무런 좋은 말도 못 해주고 그렇게 보내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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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돌이킬 수 없는 일인데,
내 마음 속상하다고 모진 말만 했네.
원망만 했네.
남은 이들만 불쌍하다고 했네. 내가..
살아있는 동안 고생 많았어.
좋은 곳 가서 편히 쉬어요.
당신께 미처 하지 못한 말..
여보
잘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