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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이 Aug 27. 2020

미처 하지 못한 말

여보 이제는 보내줄게요.


#

떠나는 이가 더 마음 아플 것인데, 내가 가지 말라고만 했네.

나를 두고 가버리다니 매정한 사람, 무정한 사람이라고

심하게 욕만 했네.

그리 가버리면 나는 어찌 먹고살라고

끝까지 책임만 운운했네.

가고 싶어 가는 사람도 아닌데 말이야.



#

사람이 이렇게 쉽게 갈 수가 있나

그렇게 사람 명이 쉽게 끊어지냐는 말이야

아침까지 멀쩡하던 사람이 주검이 되어 돌아왔어

등산 간다고 나간 사람이 죽었다는 거야.

사인은 심장마비라네.


날 좀 따뜻해지면 나가라니까.

그러게 혼자 가지 말라니까.


나는 또 원망만 했네.




#

너무 늦어 버렸어.

아무런 좋은 말도 못 해주고 그렇게 보내버렸네.




#

여보

돌이킬 수 없는 일인데,

내 마음 속상하다고 모진 말만 했네.

원망만 했네.

남은 이들만 불쌍하다고 했네. 내가..



살아있는 동안 고생 많았어.

좋은 곳 가서 편히 쉬어요.



당신께 미처 하지 못한 말..


여보

잘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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