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우리 언니는 제 사진을 발로 찍습니다.
제일 예뻐서 일찍 팔렸던 강아지
이제는 미모를 숨겨야겠다
마침 만난 언니 꾸밀 줄 모르니
잘됐다 털북숭이로 살겠다
짧은 게 좋은 언니 3밀리를 주문하니
민둥민둥 강아지 고개를 못 들겠다
서툰 미용사가 강아지 젖꼭지에 상처를 내니
화난 언니 강아지 들고뛰어 숨차겠다
미용 후 청담동에 가니 예쁘다고 난리
강아지 왈 이래서는 안 되겠다
또 팔릴지 모르니 머리를 헝클어뜨려야지
그 꼴을 본 언니가 비명을 지르고도 남겠다
반려견들도 목욕 및 미용을 해야 청결을 유지할 수 있는데요.
여기서 목욕은 물로 씻기고, 말리고, 빗질 외에도 항문낭을 짜고, 발톱도 정리해 주는 것까지 포함입니다.
저는 물로 씻기는 것까지만 가능하기 때문에 삐삐의 피부를 보호해 주기 위해 한 달에 한번 미용실에
목욕을 의뢰합니다. 그리고 털이 금방 자라기 때문에 세 달에 한번 전체 미용을 맡깁니다.
전체 미용은 아주 짧게 자르는 3밀리 미용(일명 올빡)부터 가위컷, 스포팅컷 등 종류가 많습니다.
(올빡에 대한 기억: 미용에 대해 전혀 모를 때 짧게 자르면 미용값을 절약하겠다 싶어 3밀리를 시켰는데 삐삐가 털에 대한 상실감 때문에 얼마간 자신감을 잃고 침울해했던 적이 있습니다.)
현재 삐삐는 반려견카페에서 일할 때부터 알고 지낸 미용사 선생님께서 7년째 미용을 해 주십니다.
초보견주일 때 미용에 대한 에피소드가 좀 있는데요.
태어나서 처음 미용받는 것을 배냇미용이라고 해요. 그때는 아이가 놀라거나 스트레스받지 않도록
조심해 주어야 합니다. 근데 삐삐는 다리에 생채기가 난 거예요. 그걸 원래부터 있던 상처라고 우긴 동물병원의 말을 순진하게 믿었더랬죠. 심지어 그곳에서 넥카라와 연고를 사가지고 왔답니다.
약 바르고 대일밴드를 너무 꾹 누르는 바람에 떼어낼 때 엄마한테 욕 좀 들었습니다.(욕 들어도 싸다.)
두 번째 미용이었을 거예요. 이전과 다른 동물병원에서 했는데 이번에는 젖꼭지에 상처가 났네요? 그것도 20분 정도 걸려 집에 와서 알았어요. 보통은 얘기해 주는 게 정상인데 제가 모를 줄 알았나 봐요. 그때는 배냇미용에서 제가 화를 내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가 있었던 터라 그냥 삐삐 들쳐 안고 뛰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또 막 환불원정대 느낌은 아니어서 약만 공짜로 얻어온 게 다였어요.
그래도 이제는 좋은 선생님 만나 믿고 맡깁니다.
언제는 미용을 받고 청담동에 있는 강아지 안과를 간 적이 있었어요.
외제차 한 대가 서더니 운전하시던 사모님이 삐삐를 보고 너무 예쁘다고 감탄을 하시는 거예요.
그리고 걸어서 지하철역으로 가고 있는데 연달아 두 명의 할머니께서 삐삐 보고 예쁘다고 어쩔 줄을 몰라하시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생각했죠. 정삐삐는 청담동 스타일이다. 청담동에서 유독 예쁨 받는구나 싶었어요. 괜히 우쭐댔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공들여 미용을 하고 집에 오면 봉실봉실 잘 빗겨진 머리를 흩트리려고
있는 대로 머리를 문댑니다.
그러지 말라고 붙잡고 샴푸향기를 맡으며 놀란 제 가슴을 진정시킵니다.
아, 그리고 삐삐 미용하고 일주일간은 머리 쓰다듬는 거 금지입니다.
미용사 선생님의 기술력으로 얻은 스타일을 유지하고자 하니 협조 부탁드립니다.
그럼 작년에 미용실 다녀온 날 지은 시를 보여드리며 오늘 글도 마무리하겠습니다.
다음 주에 봬요!
우리 강아지 미용실 다녀와
향기 나는개 결제후 최고야
자랑 하자고 걷자니 싫다고
가방 안에만 있겠다 고집을
흡사 사장님 포스가 거하네
나는 정비서 어깨가 아프네
밤에 하얀옷 여신옷 입혔지
역시 가방안 그곳이 좋다고
나는 정집사 그래도 행복해
짧은 산책길 여기가 그리스
아바 노래가 저절로 떠올라
너와 함께인 이곳이 최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