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영 <조용함을 듣는 것> 팔레 드 서울_2019년 8월에
그곳은 아무도 오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곳이었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그런 곳들이 존재한다.
그곳에선 모든 소리가 풍경이 되어 내게로 다가온다. 조용하고 한적한 그 소리들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편안함을 준다. 낯선 곳에서 생겨난 아름다운 세계에 놀라지만 조용함을 깨고 싶지 않아 탄성도 침묵한다. 미세한 파동이 된 감정이 살포시 다가온다.
작가의 풍경화는 그 순간들을 떠올리게 했다. 적막하고 희미하게 남은 자연의 소리가 그림에 새겨져 있었다. 여행에서 만나는 이런 순간들은 나 조차도 지워버리는 판타지의 순간을 선물해 준다. 그곳에 내가 존재하지만 그 조용함에 잊혀지는 것이다. 그림은 지나갔던 그 순간을 상기시켜 주었다.
소리가 풍경이 될 때, 기억에도 아름다운 소리가 희미하게 새겨진다.
2019년 8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