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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각커피 May 04. 2019

자도 자도 피곤하다.

1장 나는 왜 우울하고 무기력한 집순이가 되었을까?


 가게를 그만둔 즈음부터였다. 이상하게 기운이 없었다. 약속이 있는 날이면 끌려나가듯 겨우 집을 나섰다. 볼일을 보고 집에 오면 오자마자 힘이 빠져 그대로 누워 잠을 자기 바빴다. 그렇게 먹기 좋아하는 내가 밥도 먹지 않고, 입었던 옷도 벗지 않고, 씻지도 않고 그대로 잤을 정도였다. 내가 스스로를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느끼기도 전에 물 흐르듯 그냥 그게 당연한 듯 피곤에 절어있었다.



 아무 일이 없는 평일. 점심때까지 자다 일어나서 밥을 먹고 나면 포만감에 다시 또 눕고 싶었고, 먹고 자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목표도 없고, 재미도 없고, 희망도 없는 진공의 시간이었다.


 내 보통의 하루는 이랬다. 겨우겨우 엄마의 잔소리에 오전 11에 일어나거나, 깨우지 않으면 1시고 2시고 3시고 그냥 끝없이 잤다. 할 일 없이 빈둥대다 습관적으로 밀어 넣듯 밥을 먹으면 포만감에 다시 또 자고만 싶었고, 중간중간 잠에서 깨 해롱거리다 정신을 차리려고 흐느적거리다 또다시.. 잤다.


 하루 종일 하는 일은 없었다.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쓸모없는 정보를 보거나 유튜브를 보고 밥 먹고 자고, 잠깐 예능프로를 보고 그러다 먹고 또 자는.. 그런 하루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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