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느낌일까?, 직선과 곡선
#그림책 에세이
# 어떤 느낌일까? / 나카야마 치나츠 글 / 와다 마코트 그림 / 보림
# 직선과 곡선 / 데보라 보그릭 글 / 피아 발렌티니 그림 /송다인 옮김 / 브아포레
나는 너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는 다른 사람을 얼마나 잘 이해할 수 있을까?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한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 깊이만큼 다가갈 수 있을까?
상대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내 친구 마리는 눈이 보이지 않는다.
안 보인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그래, 눈을 감아보자.”
-- 어떤 느낌일까 중에서
주인공 히로는 항상 생각을 많이 한다.
눈이 보이지 않는 친구는 어떤 느낌일지, 귀가 안 들리는 친구는 어떤 느낌일지, 부모가 없는 친구는 어떤 마음일지 생각해본다.
생각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자신이 느껴본다.
눈을 감고 세상을 느끼고, 귀를 막고 세상의 소리를 듣는다.
익숙한 감각을 닫고 오롯이 다른 감각에 의지해 느껴본다.
그러면서 상대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다가가려고 한다.
그럼, 엄마 아빠를 잃은 키미의 마음은 어떻게 느낄까?
그건 좀 어렵다. 단순히 새로운 감각으로 느껴보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니까.
그래도 친구인 히로가 키미의 마음을 느껴보려고 마음을 냈다는 것 자체가 키미에겐 힘이 되었나보다. 키미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히로의 마음을 느껴보려 한다.
단순한 그림체로 표현된 이 그림책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나와 다른 모습이나 우리가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조건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서도 얼마나 쉽게 단정짓고 판단하는가? 순전히 내 기준이나 내 생각일 수도 있다는 걸 놓치기 쉽다. 사람은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없다. 정말로 알 수 없다는 게 진실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다만 우리는 상대의 마음을 느껴보려고 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넌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넌 직선이 좋아? 곡선이 좋아?”
이런 질문을 받으면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 같아 고민에 빠진다.
하나는 좋고 하나는 상대적으로 덜 좋다는 것이다. 심하게 말하면 하나는 좋고 하나는 나쁘다고 각인되기도 한다. 다른 것은 나쁘고 같아야 좋은 것이라는 이 생각은 우리 안에 깊이 뿌리 박힌 흑백논리, 우열의 논리이다.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
‘이것은 좋고, 저것은 나쁘다.’
인간은 편도체의 생존 본능에 따라 나와 같거나 비슷한 존재는 우호적으로 받아들이고, 나와 다른 존재는 잠재적인 적으로 간주해 위협적인 대상으로 인식한다. 그래서 인류 역사나 인간 관계에 있어서 흑백논리에 의한 모든 분열과 분별심은 전쟁으로 치닫는 것을 볼 수 있다.
“여기 직선이 있어요.
그리고 곡선도 있어요.”
직선과 곡선은 서로를 당당하게 드러내고 마음껏 뽐낸다.
자신의 이야기만 하는 듯이 보이지만,
상대를 받아주고 인정해주면서 그 장단에 맞추어 자기 표현을 거침없이 한다.
직선과 곡선은 서로 다르지 않음을 안다.
직선은 곧음으로, 곡선은 부드러움으로 서로를 감싸고 서로 어울려 세상 만물을 그려낸다. 나와 다름을 통해 세상을 넓고 깊게 볼 수 있다.
직선과 곡선이라는 간단한 선만으로도 다양한 이미지들과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다니, 참 멋진 그림책이다!
" 나는 엄마, 아빠 다 좋아."
" 나는 직선도, 곡선도 다 맘에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