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가장 친한 동료 직원이 함께 해주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가 곱창이다. 그런데 곱창을 먹고 나면 죄책감이 심하기 때문에 1년에 딱 2번 정도 먹는다. 곱창을 먹으면 혈관이 막히는 기분이랄까. 그렇지만 오늘은 먹어야 했다.
다행히 남편이 일찍 퇴근할 수 있다고 했고, 엄마가 아이와 문화센터에 간다고 하여 난 곱창에 소주까지 먹고 집으로 가는 길이다.
나는 애주가다. 아니, 애주가였다. 20대에는 소주 3~4병은 거뜬하게 마셨고, 숙취도 없고 매일 마셔도 괜찮았다. 나이가 들면서 소주 1병으로 타협했다. 이게 딱 지금 내 주량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오랜만에 알콜이 들어가니 기분이 좋아졌다. (난 금주 중이었다.) 1년은 끊겠다는 다짐은 지키지 못했지만, 대신 오늘은 행복해졌다.
'그래, 이 기분을 느끼려고 그렇게 술을 마셨었지.'
현실 도피를 위한 방법으로 술을 많이 마셨었다. 거의 알콜중독자 수준으로. 그래도 오늘은 적당히 기분 좋게 마셔서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힘들 때 같이 곱창을 먹어주는 동료가 있음에 감사했다.
곱창을 사먹을 수 있는 돈은 벌 수 있어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