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토요일/술취한밤에컵라면,

소소 일상

by 우사기

햇살 토요일


주말의 달달한 늦잠도

이젠 아침 햇살의 활기를

이길 수 없는 것 같다.

햇살 좋은 토요일 아침,

베란다 창문을 열고

식물들의 상태를 확인하는 걸로

하루를 시작했다.

은근히 바쁜

초보 식집사들의 주말.

베란다 한 편에 쪼그리고 앉아

하나하나 상태를 확인하며

간간이 정보를 찾아가며

그렇게 조금씩

사이를 좁혀간다.

봄 햇살 듬뿍 받고

파릇파릇 건강하게 자라주길.




술 취한 밤에 컵라면


며칠 전 밤늦은 시간

주방 쪽에서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반쯤 눈이 풀린 동생이

컵라면 위에 티슈 케이스를 올리고

한 손엔 나무젓가락을 들고

식탁에 앉아 있었다.

커다란 모자를 쓴 것 같은

컵라면의 모습이 얼마나 우습던지

한참을 웃었다.

그날 술에 취한 동생은

컵라면은 뚜껑에 담아 먹어야 맛있다며

뚜껑을 고깔 모양으로 만들어

그 안에 라면을 담고 먹으려는 순간

뚜껑을 곧바로 라면에 빠트렸다.


모자를 쓰고 있는 컵라면을 발견한 순간부터

너무 웃음이 나 바로 사진을 찍기 시작한 나는

그 기적의 순간을 담아내며 얼마나 웃었던지

배가 아파 허리를 펼 수 없는 없을 정도였다.

지금 봐도 그날의 술 취함이

손으로 전부 전해지는 것 같다.


문뜩 밤 라면을 먹으려다

그날 일이 생각나 사진을 꺼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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