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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B Oct 22. 2023

너의 행복을 지지하는 위로

창광 선생님 1

(제이선생님) 반갑습니다. 하루한장명리입니다. 창광 선생님 모시고 이야기 한번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성태 선생님) 내 블로그 이름은 벽돌 한 장이예요. 하루에 뭐든지 하나는 하겠다는 뜻이지요. 모든 것이 하나둘씩 쌓아져 가는 것이지 한꺼번에 이루어지는 건 아니죠. 벽돌 한 장, 그래서 벽돌 한 장.

 

(제이선생님) 네, 그렇지요. 선생님 소개를 한 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서초동에서 33년째 상담을 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98년부터 하이텔 역학동 내 소모임인 서당개 클럽에서 강의를 시작하셨습니다. 더큼학당에서 오프라인, 온라인 강의하시고, 유튜브 활동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지금 제가 있는 곳이 '한길로'라는 회사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주바주라는 앱을 만드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아주 어릴 때부터 공부하셨지요?


(김성태 선생님) 책 읽은 것도 공부라고 하면, 공부한 지 오래되셨죠. 명리를 학습한 것은 집안 내력으로 접하게 되었습니다. 명리학 공부는 89년에 명리 선생님을 만났는데 그분 말씀 중에 귀담아들을 말이 있어서 하게 되었지요. 수행도 해보고. 우리 집에서는 수행을 공부라고 그래요. 저희들은 수행하는 것을 공부라고 고하고, 이렇게 명리학을 하는 것은 공부란 용어를 쓰지 않고 궁리라고 했습니다. 명리를 궁리 한 번 해볼까 하며 시작해 본 거지요.


(제이선생님) 지난번 저와 통화할 때 저에게 독서를 많이 하라고 하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다양하게 독서할 것을 학생들에게 권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춘추번로, 회남자, 오행대의 이런 고서들을 여기 학생분들에게 다 읽히시는 건가요? 


(김성태 선생님) 도서 목록이 있습니다. 제 책상 옆에 도서 목록이 있죠. 또 도서를 사서 여기다 비치를 해놓죠. 책에 도장을 찍어 놓고, 내가 도장 찍은 건 꼭 읽으라고 합니다. 춘추류인 <동중서>는 꼭 읽으라고 합니다. 동중서 책 중에 <춘추번로>는 유가류 중에서도 읽어볼 만합니다. 도가류 중에서는 여불위의 <여씨춘추 12기> 등 대학원 가면 꼭 읽어야 되는 책들 여러 가지가 좀 있죠. 여기 다 비치가 되어있지요.


(제이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월'을 이해하고 눈물을 흘리셨다고 하셨습니다. 다양한 독서 경험을 베이스에 두시고, 월을 이해하시면서 어떤 깨달음이 오신 걸까요? 

 
(김성태 선생님) '나'라는 일간을 포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월령을 알려고 한 욕심들이 명리학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나'라는 '일간'을 완전히 포기하고, 월령이라고 하는 환경의 조건을 받아들여야 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내세우지 말고, 격 즉 세상이 원하는 걸 내가 따를 때 다시 말해 의무를 이행했을 때. 그것을 이해하는 것이 비로소 명리학이구나 하는 거죠. 개인적으로 봤을 때 어떻게 보면 인간은 유치하잖아요.

 

(제이선생님) 내가 원하는 대로 살고 싶은 감정을 완전히 버리고, '월지'라는 공간의 임무를 보는 것이지요. 시간으로는 그것을 '월령'이라고 합니다. 임무로는 '용사지신'이라고 하고, 임무로는 내가 따른다고 해서 '용신'이라고 합니다. 그곳에 내 삶이 있다고 해서 '택향'이라고 합니다.  
 

(제이선생님) 제가 선생님 전화번호 알게 되면서 카카오톡에 있는 선생님 프로필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진을 올려놓으신 거예요. 댁이신 것 같던데. 


(김성태 선생님) 마당. 낙엽 떨어진 거?
 

(제이선생님) 네, 마당. 거기에 눈 덮인 사진 하나, 낙엽. 이렇게 계절이 변하는 사진을 올려두셨던데, 천원 지원 인원 이런 것들이 이 사진 속에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생님 늘 얘기하시는 하늘의 뜻 그리고 땅이 이제 만물을 낳는다는 것. 그래서 그 마당이라는 하나의 공간에 귀뚜라미가 올 때도 있고, 매미가 올 때도 있고. 그 각각의 역할들이 드러났다 사라지는구나, 그냥 그런 생각을 사진을 통해서 한 번 해봤습니다. 
 
(김성태 선생님) 천원은 천인감응이라고 해서, 하늘의 기운이 천원입니다. 그것은 모든 인간이 알고 있어요. 모르는 사람은 없어요. 바보도 알고 성인도 알아요. 하늘의 뜻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사람은 없으니까. 다 알아요. 그래서 천간은 내 계획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지원이라는 것은 시간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내 계획이 이 시간에 맞는가. 그리고 인원이라고 하는 것은 지장간을 말하는 것입니다. 내가 그에 맞게 실천을 했는가. 이것을 보는 것이 자평명리학의 근본이지요. 그래서 내 계획이 시간에 맞나? 그리고 지장간의 인원, 그만큼 노력을 하나? 맨날 뭐 그런 생각만 하는 거니까, 그래서 사진도 그런 것밖에 안 올려.

 

(제이선생님) 사실 지금 여기 오면서 되게 긴장했었거든요. 


(김성태 선생님) 왜 긴장해요?


(제이선생님) 엄청 유명하신 분이시잖아요. '서락오 이후에 최고의 명학자다'라는 말들 뿐만 아니라 이렇게 여러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큰 선생님이신데, 제가. 


(김성태 선생님) 가볍기가 뭐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제이선생님) 그럴 리가요. 선생님 그러면 선생님 소개는 이 정도로 마무리할까 합니다. 
 
(김성태 선생님) 제 소개는 그냥 술사예요. 혹세무민 안 하려고 노력을 하는데, 상처가 되신 분들도 있겠지요. 항상 남의 집에 감 놔라, 대추 놔라 하는 이 못쓸 직업에 대해서 반성을 많이 합니다. 죽을 때 뼈가 시커멓게 안 죽기 위해서 반성을 또 하고 또 반성을 하면서, 계속 반성반성하다 보니까... 내가 하는 말이 명리학자 답지 않고, 무슨 뭐 스님 같다고... 뼈 있는 말만 하고 또 너무 묵직하다 하니, 또 웃기려고 노력도 하고 그런 술사입니다. 내 소개는 술사가 맞아요.

 



(제이선생님) 엄청 부지런하게 사셨지요?


(김성태 선생님) 남들이 보면 부지런하다고 하는데, 시간을 어기진 않죠. 34년 서울 여기 출근하면서 단 한 번도 결근을 해본 적은 없죠. 또 사장님이 없으니까 사장님을 가상적으로 정해놓고 항상 보고하고. 보고 많이 해요. 오래된 제자들은 나한테 지독하다고 합니다. 손님들은 특이하다고도 하고요. 그 자리에서만 이사도 안 가고 33년 앉아 있으니. 어린애가 와 가지고 말도 충청도 말 변하지 않으니까요. 


(제이선생님) 선생님. 제가 이전에 강의하시는 부분에서 확 와닿았던 내용이 있었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공부하고 전념해야 된다고 이야기하셨어요.
 

(김성태 선생님) 지금도 마찬가지죠.
 
(제이선생님) 제가 이렇게 인터뷰하면서 명리 하시는 분들의 공통점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약간 예술가 기질도 있고, 시적으로 표현하는 것도 있고, 상담가이기도 하고, 철학자이기도 하고... 그런데 공부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계속 끊임없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다 공부해야 되는 것 같습니다. 또 자연과학 지구과학 이런 것도 다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말 이 명리 공부가 통섭의 학문이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성태 선생님) 점(占) 학은 사실을 전해주면 되는 약간의 단순함이 있죠. 근데 명리학은 운명학이거든요. 인생 전반을 이야기할 수 있는 소재가 많지요. 명리학 범주가 인생 전반을 이야기하는 건 사실 아니거든요. 운명학의 범위는 협소한데, 고객이 바라는 것은 인생 전반에 대해 듣고 싶은 것이지요. 이럴 때를 대비해서 철학적 사유를 가지고 있어야 되죠. 그리고 개개인의 철학적 사유를 존중해 줘야 됩니다. 그리고 개개인 철학적 사유를 또 존중해 줘야 되고요. 이런 사유체계 말고도 개인관이라든가 자라오면서 겪었던 징크스와 황홀했던 순간들도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상대를 존중할 수 있도록 자기 자신이 지혜의 폭을 넓혀 놓으려면 책이 필요합니다. 또 세미나 다니면서 다른 선생들을 어떻게 말씀하시나 듣는 것도 필요합니다. 사람을 대하며 그들의 행복을 지지하는 위로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제이선생님) 위로.

 
(김성태 선생님) 위로. 그러려면 점학(占學)처럼 할 수는 없지요. 그러다 보니까, 이 공부하는 사람들이 다재다능하고 또 때로는 개그도 하고. 이런 것들이 다 필요해요. 다양성을 갖추셔야 해요.


(제이선생님) 너무 멋진 공부인 것 같고, 끝도 없는 공부인 것 같고, 사는 내도록 같이 가야 되는 인생 여정에 있는 공부가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제이선생님) 선생님, 대운이 궁금합니다. 월에서 바뀌어 나가는데요, 그러면 임무도 바뀌나요?


(김성태 선생님) 왜 바껴요? 아닙니다. 임무는 그냥 사주 그대로지요. 그걸 수행하는 과정이 대운이지요. 나이가 먹는 것뿐이지요. 대운은 나이의 표시예요. 대운이라는 것은 나이가 먹어가면서 나의 재능을 계속 업데이트하는 것이고, 세운이라는 것은 대운에서 배운 재능을 쓰는 것입니다. 


대운은 내 월령에서 나간 거잖아요. 봄에 태어났으면 대운이 여름으로 가거나 겨울로 가는 거잖아요. 그 시간의 변화라고 해서, 한난조습의 변화예요. 그렇죠. 그러면 나무가 봄이면 싹이잖아요? 여름으로 대운이 흘러가면 가지가 나오죠. 그런 만큼 자기 실력도 성장하는 거예요. 그거 보는 거예요. 대운은 내가 나를 만나는 것입니다. 내 것에서 출발했으니까요. 세운은 내가 남을 만나는 거잖아요.대운은 바뀌는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것을 보는 것입니다. 동양철학의 가장 큰 화두 중에 하나가 화(化)입니다. 삼라만물은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 바뀌는 것이 아니라 변하는 것이다. 내가 어디서 출발했는지를 보는 것이 시령 사상입니다. 모든 동양철학은 시령 사상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동양철학은 변화하는 것을 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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